서울시와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중 2명이 숙소에서 무단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이탈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변의 ‘꼬임’에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 서울시 관계자는 쿠키뉴스를 통해 “(필리핀 가사관리사) SNS를 보면 여러 ‘접촉’이 있나보더라”라고 말했다. ‘브로커’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국내 거주하는) 필리핀 근로자라면서 이들에게 접근할 수도 있고, 다양한 커뮤니티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필리핀에서부터 무단이탈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가 대 국가로 계약을 했고, 안전상 모든 보호와 책임을 (한국 정부에서)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가지 혜택을 보면 결코 손해가 아니다. 경험이 없다보니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아직 정확한 이탈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시·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지난 15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간 뒤 연락두절됐다. 2명 중 1명은 휴대전화를 숙소에 두고 나갔고, 나머지 1명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갔으나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다.
고용허가제(E-9 비자)를 통해 지난달 6일 한국에 들어온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교육을 마친 뒤 지난 3일부터 일을 시작했다. 가사관리사 100명은 10명 단위로 10개 그룹을 지어 생활한다.
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대한 관리를 맡고 있는 서비스제공업체에서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그룹장으로부터 “2명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이 15일 오후 8시 전후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다. 시와 고용노동부가 이탈 가사관리사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본국의 부모님 등 다방면으로 연락 중이지만, 이들은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임금체불’을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시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장기유급휴가훈련 교육수당 201만1440원 중 숙소비용 및 소득세 등 53만9700원을 공제한 147만1740원 정도가 지급됐다. 급여는 3회에 걸쳐 분할 지급됐다.
시 관계자는 “본국에 가족을 남겨두고 한국행을 선택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생활고 해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지급방식을 ‘월급제’에서 ‘주급제’로 개선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을 고용노동부와 적극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