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32·알라니아스포르)가 징역 4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돌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피해자 측은 “합의할 확률은 0%”라며 황씨의 엄벌을 촉구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전날 황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황씨 측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에도 같은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이날 곧바로 결심 절차가 진행됐다.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하면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출석한 황씨는 A4용지에 미리 준비한 최후진술을 통해 "제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며 "저를 아껴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실망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다"며 "이번에 한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공판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피고인은 작년 11월에 피해자가 특정된 이후 지금까지 (피해자의) 신상정보 등을 흘려가며 압박하고 회유하면서 자기가 굉장히 억울한 피해자이고 오히려 피해자가 거짓말한 것처럼 얘기해 왔다”면서 “이 자리에 와서 선처를 구하는 자백과 반성을 한다고 하는데 그냥 재판부에 ‘나 좀 봐 달라’라는 것 외에는 와닿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은 유명 국가대표 축구선수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며 “피해자가 작년 7월 말에 처벌해 달라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는데 경찰에선 4개월이 지나 수사에 들어갔다. 압수수색 영장도 12월에 발부됐고 검찰에 와서도 6개월 가까이 기소가 안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범죄를 저질러선 안 된다는 걸 국민에게 선언하고 보여줄지는 법원의 선택"이라며 "피고인 측과 합의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황씨의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18일로 정해졌다.
황씨는 2022년 6월~9월 4차례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