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상호금융권 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둔촌주공 잔금대출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둔촌주공 잔금대출을 공급하던 서울 강동구 소재 새마을금고 단위조합이 최근 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조합은 시중은행 금리(4%대 후반)보다 낮은 4% 초중반대 금리로 대출을 판매해 실수요자 관심이 몰렸던 곳이다. 하지만 돌연 취급을 중단하기로 하고 이를 입주예정자들에 안내했다. 둔촌주공 인근 신협 단위조합 역시 잔금대출 참여 여부를 쉽사리 결론 내리지 못하고 있다.
둔촌주공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1만2000여가구 대규모 단지다. 입주자는 분양대금 중 중도금대출을 상환하고 입주 지정일에 나머지 잔금 20%를 납부해야 한다. 오는 27일 입주가 시작된다. 금융권에서는 잔금대출 수요를 약 5조원대 규모로 추산한다. 둔촌주공처럼 대형 단지 잔금대출은 담보물이 확실한데다 미래 고객을 다수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은행들에게는 놓쳐서는 안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새마을금고 단위조합의 대출 중단 결정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당국에서는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6조6000억원으로 전달(5조3000억원 증가) 대비 확대됐다. 특히 2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7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21년 11월(3조원 증가)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은행권에서만 제출받아온 ‘경영 계획’ 내 가계부채 관리 계획을 2금융권에도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당국은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에도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부터 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점검에 돌입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공격적 대출 영업을 통해 지난달 나간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1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부터는 농협중앙회에 대해서도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상호금융권이 주춤하는 사이, 둔촌주공 잔금대출에 참전한 시중은행은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부터 12월 내 대출실행희망자를 대상으로 대출 안내를 시작했다. 대출금리는 4%대 후반에서 5% 초반으로 알려졌다. 한도는 500억원이다. 하나은행은 5년 고정(혼합형) 금리는 최저 4.641%(우대금리 포함), 한도는 3000억원 수준으로 대출 조건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두 차례 대출금리를 인하하며 하나은행에 맞불을 놓았다. 국민은행은 지난 6일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참여를 확정지으며, 대출금리 최저 4.8%를 제시했다. 한도 약 3000억원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2일부로 가산금리 0.1%p를 내린데 이어 20일 0.1%p 가산금리를 추가로 내리며 최저 대출금리를 하나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