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장기화 속 의협 회장 선거 주목…‘4파전’ 양상

의정갈등 장기화 속 의협 회장 선거 주목…‘4파전’ 양상

기사승인 2024-11-22 12:28:25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정문에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내년 1월 초 치러지는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의협 전 회장)와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에 이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이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22일 의협 선거관리위원회 공고에 따르면 의협 43대 회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기간은 12월2~3일로, 1차 투표는 내년 1월2~4일 3일간 전자투표로 이뤄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 후보 2인을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가 1월7~8일 이틀간 진행된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도전자는 지금까지 총 4명이다. 의협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면 선거에 입후보하는 의사 회원은 선거권자 5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김택우 회장과 주수호 대표는 추천서 배부를 시작한 지난 18일 일찌감치 추천서를 받았고,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과 이상운 병원장협의회장도 차기 회장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김택우 회장은 일찍이 의협 회장 선거 출마 의지를 보여왔다. 경상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인 김 회장은 지난 2월 이필수 전 의협 회장 집행부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2000명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발표 등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원장’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현재 강원도의사회장과 16개 전국 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전공의·의대생 의견이 중요한 의정갈등 국면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이 회원 표심에 작용할지 주목된다.

주수호 대표는 연세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협의 대정부 투쟁조직인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대변인을 맡아 의료계에서 얼굴 도장을 찍었다. 이후 금품로비 의혹으로 물러난 장동익 전 의협 회장의 후임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제35대 회장으로 선출돼 분열됐던 집행부를 단기간에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3월 제42대 회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임현택 전 회장과 결선투표 끝에 고배를 마셨다. 당시 투표에서 ‘음주운전 경력’ 논란이 불거졌지만 30%의 득표율을 얻었고, 결선투표에선 35%의 표를 가져가며 지지층을 증명한 바 있다. 주 대표는 지난 2016년 3월 술을 마시고 서울 역삼동에서 양평동까지 약 15㎞를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머리를 다쳐 숨졌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78%였다. 그는 이전에도 한 차례 더 음주운전이 적발돼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출마를 고심했던 이동욱 회장과 이상운 회장도 추천서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욱 회장은 경북의대를 졸업한 산부인과 전문의로, 2018년부터 7년째 경기도의사회를 이끌고 있다. 의료계에서 대표적 강경파로 꼽히는 이 회장은 주말마다 서울시청 대한문 앞에서 전공의·의대생과 정부의 의료정책을 비판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아침 출근길에 맞춰 의학 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1인 시위도 벌이고 있다.

이상운 회장은 순천향의대를 졸업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과 대한개원의협의회 법제부회장, 재활의료기관협회장 등을 지냈고, 40~41대 의협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번 의협 보궐선거에 따라 내년 의료계의 대정부 대응이 달라질 수 있어 그 향방이 주목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료계 내부에서 서로 욕하고 갈등구조를 만들어 다투는 게 의정갈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서로 욕하고 싸워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 이상 의료가 망가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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