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1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라는 ‘호재’를 온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명태균 게이트 및 당원 게시판 논란 등이 당내에서 불거지면서 반사 효과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혁신적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종심에서 1심 선고가 유지되거나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최종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한다. 또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제1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라는 대형 호재에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온전히 웃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권 내부에서 부정적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이 대표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우선 명태균 게이트의 여파가 거세다. 윤석열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의혹’이 번지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명씨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공천 개입 의혹이라며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후 창원지방법원은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검찰이 수사 중이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도 큰 문제다. 한 보수 유튜버는 지난 5일 한 대표와 그의 가족들 이름과 동일한 작성자가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내외에 대한 비난글을 작성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대표에게 적절한 해명을 요구 중인데 한 대표는 직접적인 해명은 피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1일 “이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중요한 시기”라며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이슈로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덮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을 받고 약 2주가 지났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민주당에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여권발 각종 부정 이슈 때문에 국민들이 쉽사리 당정을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 조사를 한 결과, 국민의힘은 28%로 더불어민주당(34%)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세를 보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반사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때 당 내분이 있고 ‘외홍(外訌)’에 시달리고 있다”며 “명씨 때문에 (윤 대통령) 지도력이 흔들리면서 (이 대표에 대한) 대응이 잘 안 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 리스크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 대표는 당 내부를 단속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6%였다. 자세한 내용은 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