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국면으로 대미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한 20.2%로 나타났다.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 2021년 1∼10월 31.7%이었지만, 3년 만에 20.2%까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BYD(비야디)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했다.
올해 1∼10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45.6%로 2021년 동기(56.2%) 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윤 대통령에 대한 정치권 탄핵 추진으로 전기차·배터리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해 대미 투자를 확대한 한국 배터리 기업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면서도 “트럼프 당선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면 폐기 가능성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탄핵정국 장기화 시 협상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최고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력하고 있는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상용화 움직임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로보택시가 상용화되면 자가용 전기차에 장착되는 기존 배터리 팩보다 사이즈가 줄어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보다 LFP(리튬인산철)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는 고성능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원계 배터리 개발에 집중해 LFP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이에 SNE리서치 관계자는 “유럽의 관세 부과로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의 점유율 확대 속도가 주춤한 사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LFP 배터리와 각형 폼팩터 개발 및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