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2일 사모펀드 운용사 CEO(최고경영자)를 불러 모아 ‘금융자본의 산업지배’를 주제로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금감원은 이날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주재로 PEF(사모펀드) 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함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PEF가 기업 지배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 금산분리 논의와는 다른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산업지배’라는 관점에서 PEF의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에 관해 논의의 물꼬를 트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함 부원장은 “지난해 PEF 수는 1126개, 출자약정액은 140조원에 이르는 등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PEF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며 “PEF산업이 성장하면서 비교적 단기수익 창출이 목표인 PEF가 자칫 기업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감독 사각지대에서 대규모 타인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중인 MBK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과 보험회사는 다른 회사 등의 의결권 지분을 15%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대주주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지분 39%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은행법이나 보험업법 상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금산분리 규제에서 자유롭다.
그는 “PEF는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기업구조조정, 모험자본 공급 등을 위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기관투자자에게는 메자닌 투자, 사모대출 등 다양한 운용전략으로 중요한 대체투자 수단을 제공했다”며 “주주권 행사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시장 효율화 추진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등 긍정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로 자본시장과 금융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라는 화두는 장기적 관점에서 PEF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당국과 함께 생산적인 토론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면서 “그간 추진해왔던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에 함께하고,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해 나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H&Q,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SKS PE,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 스톤브릿지캐피탈, JKL파트너스, KCGI 등의 CEO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