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키플레이어는 미드 라이너인 저입니다. 롤드컵 때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보면 알겠지만, 미드가 최고로 잘해주면 불리한 게임을 뒤집을 수 있어요. LCK에는 뛰어난 미드 라이너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잘해야만 또 우승에 가까워질 겁니다.”
쿠키뉴스는 지난 20일 일산 한화생명 캠프원에서 ‘제카’ 김건우를 만나 2024시즌 소감과 다가올 2025년 각오를 들어봤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2024 LCK 서머 최정상에 올랐다. ‘쌍포 메타’에 완벽히 적응하면서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젠티(젠지·T1)’ 양강 구도를 깼다. ‘바이퍼’ 박도현과 함께 딜을 쏟아낸 김건우는 개인 통산 첫 LCK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젠지와 T1의 구도를 무너뜨리고 싶었다. LCK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서 좋다”면서 “대기업 구단에서 우승하다 보니 많은 축하를 받았다. 회장님과 부회장님도 축하해줬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이후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은 한화생명에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LCK 1시드로 출전한 그들은 서머 시즌과 다소 바뀐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김건우는 “롤드컵 메타는 고착돼있는데, 한화생명은 메타를 너무 늦게 찾았다. 메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크게 방황했다. 8강 진출도 쉽지 않았다”며 “롤드컵에 가니, 서머 때보다 스크림 결과가 좋지 않았다. 플레이 느낌이 서머와는 달랐다. 외적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점도 있다”고 반성했다.
이어 “라인 스왑 방향성을 잘 잡았고, 이해도도 높았다. 그러나 실전에서 실수가 계속 나왔다. 방향성을 못 잡은 것과 맞물려 탈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건우는 롤드컵이 끝나고도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2024 케스파컵에 2군인 ‘루스터’ 신윤환, ‘그리즐리’ 조승훈과 함께 출전해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건우는 “2군이지만 웬만한 선수들보다 뛰어났다”며 “같이 우승하고 싶었는데 1군 선수들이 못 해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2024시즌 자신에게 7점(10점 만점)을 준 김건우는 “2023년에는 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엔 개인 퍼포먼스를 올려서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일부 달성이 된 것 같다”며 “올 한 해를 경험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한화생명은 2025시즌에도 ‘우승 후보’다. 탑 라인을 제외한 4인이 모두 남았고, 탑에는 2년 연속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제우스’ 최우제가 왔다. 최우제에 대해 “굉장히 뛰어난 선수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금방 맞출 것”이라던 김건우는 “있던 선수들이 적응을 도와줘야 한다. 최대한 팀에 잘 스며들게끔 옆에서 돕겠다”고 힘줘 말했다.
밖에서 본 최우제는 어땠냐고 묻자, 김건우는 “어릴 때부터 잘했던 선수다. 피지컬이 매우 뛰어나다. 교전 합을 맞춰보고 싶다”면서 “제가 라이너다 보니, 탑과 소통을 많이 하고 또 잘 맞는다. 함께 우승해보겠다”고 답했다.
김건우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점에 대해 “부담감 느낄 시기는 지났다”고 말하면서 “이제는 잘할 자신만 있다. 기대에 부응할 만큼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꼭 좋은 성적 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시즌 한화생명의 키플레이어로 자신을 선택한 김건우는 미드 캐리의 정점으로 ‘페이커’ 이상혁을 언급했다. 롤드컵 결승을 돌아본 그는 “비리비리 게이밍(BLG)이 거의 이긴 상황이었는데, 구도를 바꾸더라. 이상혁의 플레이 덕에 T1이 우승할 수 있었다”며 “저렇게 해야 우승이 가능하다는 걸 느꼈다. 미드 라이너가 최고치로 잘해주면 게임을 뒤집을 수 있다”고 미드 라인 중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김건우는 팬들에게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2025년에는 새로운 방식과 여러 대격변 패치들이 적용된다. 보내주는 응원만큼 잘 연습해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