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첫 주말인 2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극심한 추위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윤 정부를 지지하는 보수 단체 대한민국지키기운동본부(대국본) 등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주변에 결집했다. 현장에는 자녀들과 함께 와서 돗자리를 깔거나 개인 의자를 챙겨온 시민들도 보였다. 주로 노인 남성과 중년 여성들이 대다수였다. 오후 2시 기준 운집 인원은 현장 관계자 추산 2만4000명(주최측 추산 100만명) 규모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A씨(여·40대)는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건 막아야 한다. 비정상적으로 국회의원이 된 것이라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정치색은 없지만 이재명의 대통령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왔다는 이모씨(남·24)는 “20대 남자들이 너무 안 나와서 집회에 나온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계엄령은 무조건 내려져야할 조치였다. 내란으로 호도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래 박근례 정부 때도 중도를 표방했는데 더 이상 나라가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뜻을 바꿨다”며 “양곡법과 같은 악법과 기업 비밀 실토하라는 법안을 밀어부친 민주당은 해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남에 거주한다는 홍모씨(여·54)는 “지금 여러 가지로 나라가 위기에 봉착해 있다. 대통령 계엄령 이후 더 혼잡스러운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보면 대통령의 손발을 묶어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민주당의 독재적인 그런 행동들에 대해 좀 분노했다”며 “윤석열 탄핵이 아닌 다시 대한민국이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오랜 보수 지지자라고 밝힌 B씨(남·84)는 “민주당은 좌파가 많아서 안된다. 배신자 한동훈을 처단해야 한다”면서 “집회 참석자는 아무래도 옛날 사람도 많고 나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국민의힘이 뭉쳐서 잘해야 하는데 그것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대통령 탄핵을 적극 찬성하는 10대도 보였다. 서울 양천구에서 집회에 참석하러 왔다는 정모씨(여·19)는 “고3이라 수능이 끝나서 오게 됐다. 10대라지만 우리도 기득권”이라며 “안그래도 입시 때문에 힘든데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나서 어이가 없다. 입시만 신경을 쓰고 싶은데 여론도 바뀌니 혼란스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편 오후 3시부터는 전국 진보 시민단체 연합인 ‘윤석열퇴진 비상행동’이 서울 종로구 동십자로터리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퇴진 사회대개혁 범국민대행진’ 집회를 열고 행진에 나선다. 행진 인원은 추최측 추산 약 50만명이다. 광화문교차로와 내자로터리까지 편도 전 차로 및 역방향 3개 차로가 통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