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이 2009년 이후 15년 만에 평균 매매가를 역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전국 아파트의 평균 분양 가격이 3.3㎡ 당 2063만원, 평균 매매시세는 1918만원으로 분양가격이 145만원 더 높았다고 24일 밝혔다.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매매가를 앞지른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역전이 일어났으며 서울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분양가가 매매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4820만원으로 매매가(4300만원)보다 520만원 비쌌다. 소위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84㎡ 기준으로 비교 시,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시세보다 5000만원,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시세 대비 1억7000만원 정도 높은 셈이다.
이는 지난 2023년 1·3 대책 이후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 규제지역이 해제되며 분양가가 자율화 됐기 때문이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조달 금리, 건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경우 2018년 분양가는 시세 대비 3.3㎡ 당 50만원 정도 비쌌다. 그러나 분양가 규제가 심화했던 2019년 이후에는 440만원 더 싸졌다. 이후의 편차(분양가-시세)는 △2020년 1012만원 △2021년 1455만원 △2022년 643만원 △2023년 504만원 등으로 2021년 이후 꾸준히 편차를 좁히다가 2024년에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역전됐다.
지역별로 지난해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분양가-시세)를 보면 제주도가 1245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울산(1096만원), 부산(954만원), 광주(953만원), 경북(858만원) 등이다. 지방 수요자 입장에서는 높아진 분양가에 청약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아파트나 할인하는 미분양에서 내 집 마련하는 것이 더 유리해진 상황이다.
부동산R114는 앞으로도 분양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조차 지난해 3월과 9월 기본형 건축비 정기 고시에서 각각 3.1%, 3.3% 인상에 나서는 등 매년 큰 폭으로 분양가가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최근 정치 혼란에 따른 환율 급등에 따라 수입 건축자재와 물류비 등도 상승 중인 만큼 민간택지에서의 분양가 상승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