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해소한 이재용 삼성전자…“자신만의 경영 리더십 보여줘야”

사법 리스크 해소한 이재용 삼성전자…“자신만의 경영 리더십 보여줘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항소심 무죄…사법리스크 해소
-삼성 위기론 속 이재용 회장 ‘뉴삼성’ 비전 발표하나
-경제전문가 “자신만의 색채가 보이는 경영전략 필요”

기사승인 2025-02-03 17:57:1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며 ‘경영 족쇄’라 불렸던 사법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했다. 향후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의 ‘뉴삼성’…삼성 위기 극복 시작되나

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 무죄를 선고 받음으로써 등기이사 복귀의 동력을 얻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이후 구속기소 돼 2019년 10월 등기이사 재선임 없이 물러났다. 현재까지도 미등기 임원이다. 당장 이달 말 이사회 결의로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정식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위기론은 지속되고 있다.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5조8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반도체 부진 등으로 인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인 7조6000억원을 하회했다. 삼성전자 측은 연구개발비 등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고,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그동안 사법리스크에 막힌 이 회장은 삼성 위기론 속에도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등기이사 복귀를 시작으로 자신만의 ‘뉴삼성’ 비전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복귀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대규모 투자 예상


이재용의 뉴삼성을 위해 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자회사로 편입한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언급하며 “AI, 소프트웨어 기술과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휴머노이드 개발에 신속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CES 2025’에서 ‘홈 AI’를 필두로 모두를 위한 AI란 비전을 공개했다. 특히 미래 100년까지 AI 혁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삼성의 사업 경쟁력 악화의 해결책으로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기에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전망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2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도약 가능성 커져…이재용만의 리더십 보여줘야”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재용 회장은 사법리스크로 인한 미온적 경영으로 선대 회장에 비해 색채가 옅은 편”이라며 “삼성이 위기에 처한 지금, 이제는 자신만의 강한 리더십과 전략적 투자 등으로 경영 전략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개편을 통해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지 대외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며 “AI,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과감한 투자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은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이제는 이 회장의 혁신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다만 우 교수는 “기업들이 상속을 위해 진행하는 관행들을 자발적으로 고쳐야할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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