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코인 거래’ 길 열렸다…활짝 웃은 거래소

법인 ‘코인 거래’ 길 열렸다…활짝 웃은 거래소

기사승인 2025-02-14 06:05:04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법인 가상자산 투자’ 활로가 열리자 가상자산업계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업계는 시장 내 유동성과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지정 기부금 단체, 대학 등 비영리법인은 법인 실명계좌 발급이 허용된다. 업비트 같은 가상자산거래소는 보유한 코인을 현금화해 인건비·세금 납부 등 경상비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전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발표했다.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지난 2017년 정부의 규제에 따라 제한돼왔다. 개인에 비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자금세탁 및 시장과열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크립토 대통령’을 내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당국 기조도 달라졌다. 국내에서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블록체인 산업 등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분출하자,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정책의 변화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업계는 숙원이던 법인투자의 길이 열리자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해외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였다. ‘큰손’이 없는 만큼, 자금 유입의 한계와 정보 비대칭, 높은 가격 변동성이라는 약점이 뒤따라왔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법인 투자가 이뤄질 경우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의 유입으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변동성이 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입장이 규제일변도에서 진흥을 함께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과 협력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준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매 등으로 가격이 급등락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면 업계의 이익뿐만 아니라 시장 성숙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업계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할 때 한국 산업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은 지난 2022년 발간한 보고서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필요한 이유’에서 글로벌 가상자산업계가 2030년에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1조9310억 달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이 세계 GDP 점유율 1.7%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한화 46조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아직 영리 법인에 대해선 시일이 걸릴 것 같아 아쉬움도 조금 교차한다”면서도 “법인의 가상자산·블록체인 유관 사업이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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