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미국과 한국 등 아시아의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다자 군사동맹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정 이사장은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설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 및 파트너들도 북한·중국·러시아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우리는 아시아판 나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를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중심축과 바큇살(hub and spokes)의 동맹체제 내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뉴질랜드·필리핀·태국 등 동맹국은 바큇살 간 협력(spoke to spoke)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베트남과 같은 중요한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주권 국가의 봉쇄나 정권 교체에 관한 것이 아니다”며 “이는 우리가 강압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든 국가의 주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정 이사장은 또 “미국이 냉전 종식과 함께 한국 등 태평양 지역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했지만, 유럽에 100여개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다”며 “유럽에는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안보 상황이 더 심각한 한반도에는 배치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이러한 무기 중 일부를 한국 내 기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회장을 역임한 정 이사장은 한미 간의 조선 협력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는 미 해군 함대를 더 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한국은 이 공동의 노력에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SAIS에 ‘정몽준 안보학 석좌교수직’을 설립하게 된 것을 기념해 연설했다. SAIS에서 1993년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정 이사장은 한반도 안보와 급변하는 세계 안보 문제를 연구하고 신진 학자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SAIS에 750만달러를 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