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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면서도 형식이한테 안 지려고 노력했다.” 배우 40년 차 허준호도 긴장시킨 남자 박형식이 베일을 벗는다.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진창규 감독, 배우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홍화연이 참석했다.
‘보물섬’은 2조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베팅 복수전을 그린다. ‘돈꽃’ 이명희 작가와 ‘군검사 도베르만’ 진창규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진창규 감독은 작품에 대해 “돈, 권력, 사랑, 각자 마음 속에 있는 보물을 쟁취하려는 사람들의 다툼”이라며 “내적으로 대산이라는 재벌가를 차지하려는 등장인물들의 암투를 그린다”고 설명했다.
극 중 박형식은 대산그룹 회장비서실 대외협력팀장 서동주로 분한다. 이 캐릭터의 야망 넘치는 면모를 강렬하게 그리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번 작품으로 과감한 변신을 꾀하는 박형식은 “항상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서동주는) 굉장히 야망 있고 욕심 많다”며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준호는 법학 대학원 석좌 교수 염장선 역을 맡는다. 실세 중 실세로 통하는 염장선은 대산그룹을 두고 서동주와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서동주, 염장선의 물리전, 심리전 모두 이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허준호는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로 활동할 당시 만났던 박형식을 떠올리며, “남자가 돼서 나타났다. 제가 NG를 낼 정도로 변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형식은 “선배님과 대면하는 장면에서 얼굴을 보자마자 고양이가 털을 세우는 것처럼 소름이 머리 끝까지 돋더라. 그때 선배님의 저력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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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건 두 캐릭터의 대립은 연기하는 이들에게 녹록지 않은 설정이다. 허준호는 “‘이거 왜 한다고 했지’ 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소화해내지’ 그랬다”며 “연기하고 나서도 닭살이 돋고 내가 해냈는지 의문이 드니까 그걸 감추기 위해 형식이, 해영이, 감독님을 괴롭혔다. 끝나는 날까지 대본과 싸웠다”고 털어놨다.
이해영은 대산에너지 사장이자 대산그룹 회장 차강천(우현) 맏사위 허일도를, 홍화연은 허일도의 양딸이자 대산에너지 서울본부 직원 여은남을 연기한다. 특히 신예 홍화연은 100대 1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고 해 화제를 모은다.
진창규 감독은 홍화연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드라마의 비극적이고 딥한 느낌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며 “두세 작품을 레퍼런스를 봤는데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오디션에서 신 하나를 읽혔는데 너무 다른 모습으로 소화해줬다. 연기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전했다.
‘보물섬’은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과 세련된 연출을 자신한다. 이해영은 “속도감이 있다”며 “1부 엔딩이나 3부 등에서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는데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허준호는 “매운맛 드라마”라며 “같은 시간이라도 지루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물섬’은 이날 오후 10시에 처음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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