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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자체브랜드(PB)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브랜드 개편과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PB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2로, 전월 대비 4.0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여파로 12.3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난달 3.0포인트 반등한 데 이어 이달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계엄 사태 전인 지난해 11월(100.7) 수준에 아직 못 미쳤고, 여전히 100선을 밑돌았다.
고물가도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22.0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2.2%)을 상회했다.
사정이 이렇자 유통업계는 가성비 PB제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대형마트의 PB 제품들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의 PB 노브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1조3900억원을 달성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론칭 첫 해인 2015년(234억원)과 비교하면 59배 증가했다.
현재 노브랜드 상품은 북미, 아시아, 유럽 등 2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라오스에 노브랜드 1호점을 정식 오픈하며 해외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PB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가정간편식)’, ‘오늘좋은(가공·생활용품)’ 등 2000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 중이다.
홈플러스도 기존 PB ‘홈플러스 시그니처’와 ‘심플러스’를 통합해 ‘심플러스’ 메가 브랜드로 개편했다. PB 통합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명확히 설정하고 필수 품질에 집중해 비용을 절감, 이를 가격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 업계도 PB제품으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CU의 PB 브랜드 ‘득템시리즈’는 2023년 12월 기준 누적 판매량 5000만 개를 돌파했다. 득템 시리즈 출시는 2021년이었으나 2024년 한 해에만 3000만개가 팔렸다.
CU의 PB 상품 매출 신장률은 △2022년 16.0% △2023년 17.6% △2024년 21.8%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U도 수요 증가에 발맞춰 기존 PB 브랜드 ‘헤이루(HEYROO)’를 ‘피빅(PBICK)’으로 개편하면서 식품을 넘어 생필품까지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GS25도 지난해 1월 선보인 PB ‘리얼프라이스’가 출시 1년 만에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GS25는 올해 1분기 13종의 리얼프라이스 신제품을 추가로 공개하며, 연말까지 상품군을 100여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PB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는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기업들은 차별화된 PB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