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30 MZ세대의 노동조합에 대한 관심은 예전만큼 높지 않다. 민간기업에 비해 노조 조직률이 높은 공직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강경한 정치 투쟁 중심의 노조활동은 임금 인상이나 복지처럼 개인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젊은층에게 더 이상 효과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공무원 노조는 이런 현실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7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세종정부청사 공무원 노조)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신입 공무원들의 노조 가입률은 50%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공무원노조 조직률(=총 조합원수/가입 대상)은 2020년 87.8%로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70.9%, 2022년 66.0%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2023년에는 65.2%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국공노 김황현 기획정책실장은 “세종정부청사 부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신입 국가직 공무원 2명 중 1명 정도만 노조에 가입한다. 처음에 가입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못 느끼거나 아니면 인사 발령 등으로 탈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무원 노조원도 “요즘 젊은 신입 직원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노조와 같이 조직을 형성하는 것에 호의적이지 않다”면서 앞으로의 노조 활동에 관해 걱정을 토로했다.
노조에 대한 관심이 낮아졌지만, 공무원 노동조직의 존재 가치는 이견이 없다. 민간기업에 비해 열악한 임금수준이나 ‘간부모시는 날’과 같은 직장내 갑질 등 불합리한 대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한 공무원은 “젊은 공무원들이 좀 더 체감되는 방향으로 노조 활동이 이뤄졌으면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적으로나 여러 제한들 때문에 안 되는 게 많다. 실제 목소리나 의견들이 잘 반영 안 되는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공무원 노조는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종시에 위치한 국가공무원노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준비하고 있는 ‘제주역사기행’ 연수는 좋은 사례다. 이 행사는 젊은 공무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라서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3월23일~25일까지 2박3일간 2030 청년 공무원 조합원과 함께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김 실장은 “노동교육의 취재를 살리면서도 딱딱한 방식에서 벗어나 청년세대의 취향과 기호를 고려했다. 강의실보다는 여행지를 방문하면서 여행과 견학을 겸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면서 “비연고지 근무에 따른 월세나 숙소 문제,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 직장내 괴롭힘 등 청년 공무원들의 실질적 요구 사항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직생활의 안정적 안착을 위해 공무원노조가 곁에 있으니 청년 공무원들도 노조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정당한 권리행사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김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