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교체 투여에 보험 급여가 인정되면서 중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가 열렸다.
한태영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7일 서울 강남구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애브비 기자간담회에서 “아토피피부염 교체 투여의 보험 급여 인정으로 치료 목표가 달라졌다”면서 “급여 인정 전에는 증상 완화가 목표였다면, 이제는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토피 치료제는 주사 투여인 ‘생물학적 제제’와 경구용 ‘JAK 억제제’ 두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JAK 억제제인 애브비의 ‘린버크’는 사이토카인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로 사이토카인의 작용을 조절해 염증을 억제한다. 급여 적용을 받은 생물학적 제제로는 듀피젠트 등이 있다.
그간 서로 다른 제제의 치료제를 교체해서 투여하는 것은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았다. 중증 환자가 듀피젠트를 처방 받았으나 약이 듣지 않아 린버크로 변경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급여 적용을 위한 심사를 받거나 비급여로 약값을 부담해야 했다. 교체 투여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했기 때문에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생물학적 제제-JAK 억제제’ 간 교체 투여 시에도 급여를 인정할 수 있게 고시를 변경했다. 중등증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생물학적 제제 또는 경구 JAK 억제제 사용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투약을 지속할 수 없는 경우 급여를 인정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동일 계열 간 교체 투여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 3명 중 1명은 효과 부족으로 약제를 교체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한 가지 치료제로는 완벽한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렵다. 하지만 교체 투여를 할 수 없으니 처음에 가장 비싼 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젠 보험급여가 가능해져 첫 치료제 선택에서부터 환자별로 높은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한 교수는 ‘린버크 30㎎’과 생물학적 제제인 ‘두필루맙 300㎎’ 간 효과·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임상연구의 오픈라벨 연장연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연구 결과 두필루맙 300㎎ 투여 24주 후 린버크 30㎎으로 교체 투여한 환자의 90%가 린버크 치료 16주차에 EASI 90(거의 깨끗한 피부상태)을 달성했다. 56.1%는 WP-NRS 0·1점(가려움증이 거의 없거나 완전히 사라진 상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용현 경북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도 “교체 투여가 가능해지면서 치료 패러다임에 있어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의 초기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초기 치료로 증상 조절에 실패할 경우 최대 1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한 번 이상 재발할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 신속하게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중등증 이상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초기에 효과가 빠르고 높게 나타나며 심한 가려움증을 신속하게 억제할 수 있는 약제를 우선 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5㎎, 30㎎ 두 가지 용량을 고려할 수 있는 린버크는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초기에 아토피피부염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장기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된 약제”라며 “교체 투여 시 보험급여가 허용되며 린버크를 첫 치료제로 선택하는 데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40㎏ 이상의 12세 이상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린버크 30㎎ 용량의 투여가 허가되고 보험급여 적용이 된 점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청소년기는 성장과 발달을 위해 충분한 수면이 필요한 시기이며, 얼굴이나 목 같이 보이는 부위에 병변이 있을 경우 스트레스가 크다”며 “린버크 보험급여 적용으로 청소년 환자들의 유연한 치료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호 한국애브비 총괄 전무는 “교체 투여와 린버크 청소년 30㎎ 투여 허가, 보험급여 확대를 계기로 질환 초기 및 악화 시기에 린버크의 유연한 용량 전략을 통해 빠르고 높은 치료 효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