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 vs “초과 공급”…계속되는 적정 의료인력 논쟁

“의사 부족” vs “초과 공급”…계속되는 적정 의료인력 논쟁

의사 연간 근무일수 고려한 연구 결과 제각각
의료개혁 중요성 더 커져…“효과적 로드맵 마련해야”

기사승인 2025-03-10 17:15:29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과대학에서 열린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서 효과적 의료개혁 로드맵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년 넘게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각종 의사 수 추계 연구에서도 결과가 엇갈리면서 적정 의료인력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서울의대에서 ‘의사 수 추계 연구 공모 발표회’를 열고 서울의대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의협 연구원) 등 세 연구팀에서 각각 제출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서울의대 연구팀(홍윤철·오주환 교수)은 의사의 1년 근무일을 주5일 265일로 산정했을 때 의대 정원 확대나 의료시스템 개혁이 없어도 2035년까지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1375명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의료시스템 개혁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2037년 이후부터는 의사 부족이 발생하고, 2050년에 정원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1만6241명의 의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윤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2025·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가 긴급한 사안이 아님을 보여준다”며 “강력한 의료시스템 개혁이 이뤄진다면 의대 정원 확대는 필요하지 않지만,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2037년 이후부터는 의사 부족이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효과적인 의료개혁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임유나·이태진 연구원)은 의사 근무 일수를 265일로 가정했을 때 의대 정원 증원이 안 되면 2030년에는 9063명, 2040년 2만1345명, 2050년에 2만8664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2060년에는 부족한 의사의 규모가 1만7843명으로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년부터 정원을 매년 1500명 증원할 경우엔 2050년에 의사가 5612명 부족했다가 2060년에는 1만7064명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유나 연구원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에선 의사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반면, 의원과 보건소에선 의사 과잉 현상이 예상된다”며 “주치의 제도가 도입된다는 가정 하에 상급종합병원의 필요 의사인력이 크게 감소해 2060년에는 1857명 과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사인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현재 의사인력 증원 논의는 단순한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한 정교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협 연구원은 의사 근무 일수가 연 289.5일이라고 가정하면 증원하지 않아도 2035년에 3161명 초과 공급된다고 분석했다. 근무 일수 289.5일은 의료정책연구원이 실시한 ‘2020 전국 의사 실태조사’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의협 연구에서도 근무 일수를 265일로 적용하고 의대 정원을 확대하지 않을 땐 2035년에 의사 9691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석균 의협 연구원 부원장은 “5년간 의대생이 늘어나고 국민 의료 이용 행태와 의사의 근무 일수가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035년에는 1만1000명의 의사가 과잉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장기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인력 수급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선 의료 공급자, 관련 단체 등과 미래 의료 환경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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