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소규모 사업장 배출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에너지재생 기술 개발

에너지연, 소규모 사업장 배출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에너지재생 기술 개발

유해 물질 잡는 활성탄, 반값으로 재활용
저가센서 활용한 소규모 사업장 활성탄 교체 주기 측정
활성탄 재활용, 공정 중 발생 합성가스로 전기 생산

기사승인 2025-03-20 22:15:58
생활주변 소규모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시설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공동관리 기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대기청정연구실 전동혁 박사팀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기존보다 적은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생활권에 위치한 자동차 도장업체 등에 적용하면 배출 규제로 인한 사업장 부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벤젠 등 발암성 물질로 구성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페인트나 가구, 산업공정에서 발생해 미세먼지와 악취를 유발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활성탄을 주로 사용하며, 대기오염물질 배출 4종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은 활성탄을 사용해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을 억제하는 규제가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121평 이상 자동차 도장업체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들 업체는 규제에 따라 필터와 활성탄으로 구성된 방지시설에 측정센서를 의무 설치하고 방지시설의 가동여부를 실시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저가 센서는 활성탄 교체주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고성능 센서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규모 사업장에서 실질적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저가 센서로 활성탄 교체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과 폐활성탄을 재생하는 기술을 개발, 소규모 사업장의 활성탄 교체 비용을 신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활성탄 재생 시스템(왼쪽)과 휘발성유기화합물 개질 시스템(오른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또 연구팀은 고성능 센서의 휘발성유기화합물 측정값과 저가 센서의 측정값 차이를 계산하고, 차이가 일어나는 환경 조건을 분석해 저가 센서에서 정확한 측정을 가능케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알고리즘이 적용된 센서의 측정 정확도는 92%까지 올라갔으며, 이를 통해 고성능 센서를 활용하지 않고도 명확한 교체 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활성탄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은 공기 정화용 활성탄에 적합한 재활용 기술로 해결했다. 

활성탄은 수질 정화용과 공기 정화용으로 구분되며, 대체로 고온으로 활성탄이 흡수한 물질을 제거하고 재활용하는데, 수질 정화용에는 1000℃의 열이 필요하고 공기 정화용은 200℃ 환경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공기 정화용에 특화된 설비가 없어 가열 비용이 높은 수질 정화용 재활용 설비를 활용한다.

연구팀은 공기 정화용에 특화된 200℃ 환경의 설비를 구축하고 기존 공정보다 에너지 소모를 7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설비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활성탄을 연속 이동시키고, 이동하는 동안 지속적인 증기를 공급해 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일정하게 제거할 수 있다. 또 재생된 활성탄은 신품 대비 90%의 성능을 나타내 사업장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휘발성유기화합물 제거 시 일정량의 합성가스가 발생하는 데, 이를 활용해 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도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한 전기는 다시 공정에 투입, 사업비 부담을 더욱 줄이는 역할을 한다. 

생활주변 소규모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시설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공동관리 기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실제 연구팀은 이 설비를 다수의 소규모 사업장이 공동으로 활용하면 활성탄 교체 비용이 신품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밖에 연구팀은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현재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소각해 없애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휘발성유기화합물에 포함된 탄소를 개질해 수소로 전환하고, 재활용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공정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 박사는 “이번 연구는 소규모 사업장의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폐활성탄 재생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폐가스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에너지화를 실현하고, 향후 친환경 공공관리체계 확산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수현 선임기술원, 임혁 선임기술원, 최호경 박사, 김상도 박사, 최호경 박사, ZULQARNAIN 학생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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