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유가 상승이 원재료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지난달 국내 공급물가가 다섯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넉 달 연속 올라 소비자 물가 등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공급물가지수는 125.97로 전월(125.75) 대비 0.2% 올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상승세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공급물가지수는 생산자물가지수에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수치다.최종재가 0.2% 하락하고 중간재가 보합세를 보였으나 원재료(2.4%)가 수입을 중심으로 오르면서 공급물가 지수 전반을 밀어 올렸다. 고환율 환경 속에서 수입 가격이 오른 탓이다.
1월 국제유가 상승도 통관기준으로 2월 수입에 영향을 미쳤다. 이 팀장은 “1월 국제유가가 오른 것이 통관기준으로 2월 수입에도 영향을 주면서 원재료를 중심으로 수입 물가가 올랐다”며 “수입물가지수는 계약 기준으로 발표하지만, 공급물가지수에는 통관기준으로 수입 물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33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20.27 보다 0.05%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상승 폭은 적었다.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3.6%) 및 수산물(1.0%)이 올라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전월에 보였던 8.8% 상승보단 오름폭이 낮아졌지만 상승세는 여전한 셈이다. 특히 사과(20.4%), 감귤(14.7%), 물오징어(20.5%)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다른 품목들은 일제히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공산품은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0.7%) 등이 내렸으나 화학제품(0.3%)과 1차금속제품(0.3%)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보합세였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과 서비스 역시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하수처리(0.5%)는 상승하고, 산업용도시가스(-1.4%) 등이 하락한 영향이다. 서비스는 운송서비스(-0.1%)가 내렸으나 부동산서비스(0.2%)는 올라 보합 수준을 보였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메모리반도체는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둔화했고, 휴대용 전화기 역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기존 제품 가격이 인하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