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와 관련해 “2조5000억∼2조7000억원 정도로 계획은 해놓았지만, 여러 우선순위를 통해 1조원 이상 줄여 타이트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 제24기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현금 흐름이 너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캐펙스를 과거에 제시한 4조원대에서 2조∼3조원대로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LG화학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 운영 효율화와 사업 구조 재편 등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추진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매각에 관해 신 부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 중이며 여러 옵션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혹시 관련 논의가 무산 또는 중단됐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또, 꾸준히 거론되는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설에 대해서도 “여러 옵션 중 하나로 계속 검토하는 상황이며,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에 대해서는 “굉장히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노력할 것이며 정부에서 후속 조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개발(R&D) 세제 혜택이나 기술 개발 쪽에 국책 과제 등을 통해 (정부가) 협조해주시는 부분이 여러 가지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부터 최고경영자(CEO)로서 LG화학을 이끌어온 신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2년 임기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신 부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2025년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이라며 “중국,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석유화학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되고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글로벌 정책 기조의 변동성 심화로 급격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기차 및 ESG 분야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당사는 보다 선제적이고 긴밀한 대응으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 기업가치를 지속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수립한 세 가지 목표로 △3대 신성장 동력의 질적인 성장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 △성과 중심 R&D로 전환 가속 △사업의 근본적 역량 강화를 통한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 및 현금 흐름 개선을 소개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행의 해’로 삼아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실행력 강화에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속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LG화학 주총에서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도 3년 임기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됐다. 또, 재무제표 승인, 배당 절차 개선 및 지점 등 설치에 관한 정관 변경,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모든 안건이 원안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