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이 올해도 성장 신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크래프톤은 26일 서울 서초 서울교대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난해 매출 2조7098억원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국내외 높은 불확실성과 산업 침체 속에서도 펍지 지식재산권(IP)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이어간 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두 가지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빅 IP 프랜차이즈 확보를 위한 노력 가속화와 인공지능(AI) 분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그것이다.
먼저 빅 IP 프랜차이즈 확보를 위해 그간 축적해온 퍼블리싱 역량을 펼쳐 보인다는 목표다. 크래프톤은 그간 글로벌 30개 이상 스튜디오에 투자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를 갖춘 IP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신규 게임 개발에 약 1400억원을 투자했다”며 “내부 역량을 감안해 연간 최대 3000억원까지 자체 개발 투자를 늘리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3000억원 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고,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창의적인 성공은 혁신에서 나온다”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실패를 포함한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초 네 가지 개발 방향을 발표했고, 적절한 규모에서 지속하려 한다”며 “게임 개발은 초기에는 알기 어렵고 후반에야 가능성이 보인다. ‘배틀그라운드’도 부침을 겪다 최근 3년 간 다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15~20개 프로토 타입을 테스트하며 퍼블리싱 단계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목표도 알렸다.
아울러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개척한다는 목표다.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펍지, 인조이 등 다양한 게임에서 혁신적인 게임 경험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전략 방향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5년 내 매출 7조원’, ‘기업가치 두 배 성장’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게임 산업은 특성상 중장기 예측이 쉽진 않다”면서도 “그렇지만 5년 안에 무엇을 만들어야 하고 어떤 영역을 겨냥해야 하는지 정리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펍지 IP 프랜차이즈에서 60%, 신규 IP에서 40%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AI 도입에도 집중하려 한다. 김 대표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확장 가능한 게임성을 실험 중”이라며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겠다”고 했다.
28일 얼리액세스를 시작하는 ‘inZOI(인조이)’에 확신도 드러냈다. 그는 “인조이는 AI를 적용해 게임성을 확장하는 최초의 게임이 될 것”이라며 “게임이 지닌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 장기간 키워 EA의 핵심 IP로 자리잡은 ‘심즈’처럼 장기적 프랜차이즈로 크게 키워나갈 수 있는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감이 큰 신작 ‘눈물을 마시는 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팬이 많은 작가의 IP이기에 세계 시장에 제대로 출시하고 싶다”며 “순조롭게 개발 중”이라고 알렸다.
다만 방향성 변화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트리플A 게임의 성과가 부진해, 기존 방식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게임 플레이 측면을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2027년 출시 목표였지만, 일정 조정 여지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크래프톤은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과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먼저 올해는 3년 전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의 마지막 해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진행하려 한다.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연중 이사회 논의를 거쳐 내년 주주총회서 밝힌다는 계획이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그간 정책을 돌아보고 요즘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려 한다”며 “과거보다는 배당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상장 이후 최초 주가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사업 활동 전개를 핵심에 두고 있다. 공모가를 회복하기 위해 펍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IP를 출시하고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