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부산 온병원이 최근 ‘괴물산불’로 크게 피해를 입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일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특히 이번 의료봉사에는 내년부터 울주군립병원을 위탁 운영하게 되는 온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이 대거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온병원과 의료진과 그린닥터스 봉사단 100여 명은 지난 29일 낮 12시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면사무소와 언양읍 신화마을 경로당에서 의료봉사를 펼치고, 주민 120여명을 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온병원 설립자인 안과전문의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을 비롯해 김동헌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 윤선희 의료법인 이사장(정근안과병원 안성형전문), 윤성훈 진료원장, 정영래 유방․갑상선외과 과장, 신대범 한의사 등 온병원 의사 6명을 비롯해, 초대 울주군립병원 병원장으로 초빙된 정종훈 원장(가정의학과전문의) 등 7명이 참가했다.
정복선 이사를 비롯해 간호사 12명, 물리치료사, 온병원 행정간부 등 60여명과 그린닥터스 봉사단 40명이 울주 산불피해지역 의료봉사에 합류했다.
초대 울주군립병원 병원장을 맡게 될 정종훈 원장은 임시진료소 진료를 마치자마자 이 마을 출신인 김동헌 병원장과 함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5명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왕진 서비스를 펼쳤다
이날 온병원과 그린닥터스 의료봉사단은 상복면사무소 진료를 끝내기가 무섭게, 두 달 전 일정에서 빠져 있었으나 최근 산불로 고통 받고 있을 인근 언양읍 주민들도 돌보기로 하고 급히 일정을 추가해 신화마을 경로당을 방문했다.
신화마을은 지난 25일 오전 11시쯤 화장산에서 처음 불이 나 강풍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옥이 창고, 비닐하우스 등 농가 시설물 등이 불타고,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하는 피해를 입어 최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해당지역은 10여 년 전에도 대형산불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다.
아직도 그날 산불에 대한 기억 탓에 가슴 심하게 뛴다는 주민들은 의료진 방문을 크게 반기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후 5시 울주 의료봉사 일정을 마치는 자리에서 김동헌 병원장은 “1960년대 초 지금은 폐교되고 없어진 상북면 궁근정초등학교를 졸업했다”고 울주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이순걸 울주군수가 핵심 복지정책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온 울주군립병원이 드디어 내년 2026년 초 개원의 결실을 보게 됐고, 이를 위탁운영하게 될 온병원은 울주군립병원이 이 지역 주민건강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허브병원이 될 수 있게 좋은 의료진 영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해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울주군립병원 초대 병원장으로 영입된 정종훈 원장은 “수십 년간 수도권에서의 탄탄한 개원의사 생활을 접고 울주군립병원에서의 새 출발을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온병원 설립자의 이념에 따라 울주군립병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울주 경제 활성화의 소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그린닥터스 의료봉사단을 격려하기 위해 신화마을 경로당을 방문한 이순걸 울주군수는 “산불에 크게 낙심하고 있던 울주 군민들을 위해 왕진봉사를 해주신 그린닥터스와 온병원 봉사단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내년 개원될 울주군립병원도 남울산지역 주민들의 거점의료기관이 될 수 있게 온병원에서 잘 운영해주시고, 울주군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정주여건을 갖춘 도시라는 걸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