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 ‘주포’ 허수봉이 올 시즌 은퇴한 문성민을 언급하며 그에게 공을 돌렸다.
현대캐피탈은 1일 오후 7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대한항공과 남자배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24-26, 25-22, 25-23)로 승리했다.
7시즌 만에 챔프전에 직행한 현대캐피탈은 1차전부터 승전고를 울리며 19년 만의 통합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갔다. 챔프 1차전을 승리한 팀은 73.7%(19번 중 14번)의 확률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 주역은 단연 레오와 허수봉이었다. 레오는 25점을 폭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적재적소에 터진 서브에이스와 블로킹 득점도 돋보였다. 허수봉 역시 17점을 터뜨리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허수봉은 “2주간 경기가 없어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보였다. 버티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한 발 더 움직이라 하셨다. 버텨서 이겼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레오는 “대한항공의 리드에서 실수해도 실망하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연결했다.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았던 마음도 추격할 수 있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러셀에 대한 대비로 허수봉은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러셀의 컨디션이 좋다고 생각했다. 타점이 좋은 선수라 막기 힘들다고 봤다”면서도 “감독님과 어떤 코스를 막을지 대화했다. 감독님이 플레이오프 때 짚어준 점을 토대로 막았다”고 설명했다.
허수봉은 “득점하고 팬들과 호응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오려 했다. 많은 팬분들이 역대급 응원을 보여주셨다. 선수들이 힘을 얻어서 좋은 경기했다”고 공을 돌렸다. 휴식기 때 챔프전을 어떻게 준비했냐고 묻자 레오는 “최대한 휴식을 많이 취하면서 회복에 중점을 뒀다. 퀄리티 높은 훈련을 하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점은 걱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허수봉은 은퇴한 문성민에 대해 “성민이 형이 은퇴하셨지만 코치님 역할로 공도 때려주면서 훈련을 같이 하고 있다”며 “옛날에 대한항공에 많이 졌다. 꼭 이기자고 성민이 형이 전해줬다. 거기서 선수들이 힘을 얻었다”고 미소 지었다. 또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누가 올라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대한항공이 올라오면서 예전에 당했을 때 감정을 많이 떠올렸다.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레오는 “V리그로 돌아와서 OK저축은행에서 뛰었다.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기회를 놓쳤다. 올 시즌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보냈다. 피지컬적으로 컨디션 관리가 잘 돼있다. 우승이 눈에 보인다. 동료들도 코트 안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성기가 지나 30대에 왔지만 20대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며 “과거에는 젊어서 힘들었던 부분도 없었다. 공이 때리는 족족 다 들어갔다. 지금은 나이가 들었다. 1점을 내려면 힘을 많이 써야 한다. 10년 전 레오는 게을렀다”고 웃으며 말했다.
레오는 삼성화재 왕조 때 함께 했던 유광우를 상대로 만났다. “한국에서는 레전드”라고 유광우를 치켜세운 레오는 “허수봉과 제가 전위에 있으면 편한 세터다. 블로킹이 없다”고 웃어 보였다.
천안=김영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