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에 일본 벚나무 일색…‘왕벚프로젝트2050’서 조사 결과 발표

현충원에 일본 벚나무 일색…‘왕벚프로젝트2050’서 조사 결과 발표

“서울현충원 벚나무는 일본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 일색”
‘왕벚프로젝트2050’ 현장 조사 결과…호국영령 잠든 곳에 버젓이 일본산
일본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처진올벚나무 92%, 한국 특산 왕벚나무 전무

기사승인 2025-04-02 18:53:18 업데이트 2025-04-03 09:58:46
왕벚프로젝트2050 조사원들이 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처진올벚나무를 조사하고 있다.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회장 신준환)은 2일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경내 벚나무 종류를 현장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충원에 자라고 있는 벚나무 565그루 중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가 가장 많은 273그루였다. 다음 역시 일본 원산 처진올벚나무로 246그루에 달했다. 처진올벚나무는 올벚나무와 유사하지만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서로 다른 변종으로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 두 종류가 현충원 전체 벚나무 91.8%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원산 벚나무 종류로 벚나무 23그루, 잔털벚나무 6그루, 올벚나무 4그루 등이 근래 식재됐으나 전체 5.4%에 불과했다. 또한 소메이요시노벚나무처럼 크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 제주도 특산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었다.

국립서울현충원 벚나무류 현황.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이번 조사는 2일 왕벚프로젝트2050, 한국교사식물연구회(회장 박성희), 한국의재발견식물탐사대(대장 이갑수) 등 조사원 24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신준환 왕벚프로젝트2050 회장은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현충원이지만 예상대로 자생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고,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가 대부분이었다”면서 “특히 처진올벚나무가 수양벚나무로 불리며 마치 우리 자생 나무처럼 포장돼 시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회장은 “이번에 조사한 현충원은 물론이고 이충무공과 관련 있는 진해, 국회, 고궁, 고도 등에 심은 일본 원산 나무들은 관심을 갖고 교체해야 한다”면서 “이들 지역에서 수명이 다한 소메이요시노벚나무부터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로 교체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 회장은 “일본 나무를 심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국회, 현충원, 유적지, 군사시설 등에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청사진도 그렸다. 신 회장은 “앞으로 순차적으로 군산, 구례, 부산, 영암, 제주, 하동 등 벚꽃명소와 왕릉, 유적지 등에 심은 벚나무 수종을 조사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자생 벚나무류 전국 분포 현황과 특성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 사진. 제주 봉개동 천연기념물.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 사진.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한편 ‘왕벚프로젝트2050’은 시민들에게 소메이요시노벚나무 실체를 밝히고, 왕벚나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자생 벚나무류에 대해 알리기 위해 ‘벚꽃의 비밀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발간해 배포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전자책과 피디에프 파일을 받아서 볼 수 있다.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은 산림청 소속 사단법인으로 지난 2022년 2월 국내외 벚나무류 조사, 연구, 홍보는 물론 자생 왕벚나무를 널리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국내외 벚나무류 조사·연구·출판, 자생 왕벚나무 홍보 및 보급, 소메이요시노벚나무 평가 및 갱신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회장은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이 맡고 있으며, 부회장 김창열(전 한국자생식물원 원장), 권영한(전 국립수목원 연구관), 박노정(온누리L&C 대표), 사무총장 현진오(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 대표), 이사 김용하(충남대학교 교수), 이숭겸(신구대학교 총장), 이영주(영주농장 대표), 류순열(KPI뉴스 대표), 김종익(반성산림조경식물원 대표), 정규영(국립경국대학교 교수), 감사 문광신(변호사), 임항(전 국민일보 기자) 등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고문은 김성훈 전 농림수산부장관이 맡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 벚나무류 조사에 참여한 왕벚프로젝트2050, 한국교사식물연구회, 한국의재발견식물탐사대 조사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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