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허리 휘는 국내 제약사들…원료의약품 수입 부담↑

고환율에 허리 휘는 국내 제약사들…원료의약품 수입 부담↑

기사승인 2025-04-04 06:00:13
쿠키뉴스 자료사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원료의약품(API)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가가 올라도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의약품 특성상 자금난 우려가 높아질 전망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0.4원 오른 146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472원까지 오르며 한때 147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여간 1440원대에서 1470원대로 가파르게 상승하며,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영향이다. 의약품은 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되면서 제약바이오업계는 일단 한숨은 돌렸다. 다만 높은 환율이 계속되며 제약 산업 전반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현재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핵심 원자재인 원료의약품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실정이다. 원료의약품의 국내 자급률은 2023년 기준 25.6%에 불과하다. 

달러 강세는 의약품의 원가 부담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 기업의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국·인도산 원료의약품을 구매할 때도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4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에 수입된 원료의약품은 총 21억9904만달러(한화 약 3조2040억원) 규모다. 이 중 중국·인도산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11억376달러(약 1조6027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전문의약품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약가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원가가 상승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의약품은 제약사에서 약국 공급가를 정할 순 있지만,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압박을 받는 구조다. 

제약사들의 해외 임상 개발 비용 압박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할 경우 해당 국가 통화로 비용을 결제하는 만큼 고환율 부담이 크다. 키움증권이 제약·바이오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산업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해외 임상에서 고환율로 인한 연구개발(R&D)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부담으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크다는 응답이 전년에 비해 급증하기도 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약의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주로 해외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환율로 인한 R&D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제조하는 원료의약품이 거의 없다 보니 해외 수입이 필수적이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 원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다른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고환율 방어, 원료의약품 수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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