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온 전공의·의대생…“정부, 정책 실패 인정하고 사태 수습해야”

거리 나온 전공의·의대생…“정부, 정책 실패 인정하고 사태 수습해야”

의사궐기대회서 의료정책 강도 높게 비판
“정책 실패로 3조5000억 세금 증발”
“정책 결정자들 책임 물어야”

기사승인 2025-04-20 16:19:20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신대현 기자

거리로 나선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가”라며 정부의 정책 실패 인정과 사과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의료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협이 주최하는 대형 집회가 열린 건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사직 전공의, 의대생, 개원의, 의대 교수 등 의협 추산 2만5000명이 모였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정부는 무얼 하고 있나. 정책 실패로 지난 한 해 동안 3조5000억원의 세금이 증발했다. 한미 양국 방위비 분담금이 1조5000억원이다. 네이버 영업이익이 2조원이다. 정부는 정책 실패와 예산 낭비를 왜 인정하지 않는가”라며 “국민의 생명을 정말로 위한다면 정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를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여당은 이제 윤석열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180석의 거대 야당은 지난 1년 동안 전국의 수련 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다. 우리가 요구하지 않아도 국회가 나서야 할 일 아닌가”라며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했던 건 정부다. 법을 어긴 것도 정부다.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것도 정부다. 이제 정책 결정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의사 수만 늘린다면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돼 의료 민영화에 한껏 다가서거나 젊은 세대의 건강보험료가 2~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이것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가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이다. 의사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수술실을 떠나지 않도록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회장은 보건복지부 장·차관이 의정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포괄수가제로 산부인과를 파괴시켰던 것도 모자라 의료 전체를 괴멸시키기 직전까지 오게 만든 박민수 복지부 차관과 조규홍 장관은 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며 “그릇된 정책으로 인해 수련을 못 하겠다는 학생들만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염원하는 미래는 의사가 될 때까지 무사히 공부하고 졸업하는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절박하게 만들었는지, 현장은 어떤지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며 “이젠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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