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것은 K-방산 뿐…업계 빅4, 통상 먹구름에도 ‘관세 무풍지대’

믿을 것은 K-방산 뿐…업계 빅4, 통상 먹구름에도 ‘관세 무풍지대’

- 증권가 컨센서스, 합산 1분기 영업익 3배↑ 전망
- 관세 무풍지대, 글로벌 자주국방 필요성↑…상승 지속
- 高기술력, 납기 준수…유럽·중동의 K-방산 수요↑

기사승인 2025-04-21 16:23:31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등 통상 여파로 국내 산업계가 신음하고 있지만 방산업계의 1분기 전망은 지난해보다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자주국방을 강조하는 글로벌 흐름에 따라 이러한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예정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들의 방산업계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업계 ‘빅4’ 기업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570억원으로, 전년 동기(1971억원) 대비 3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5%로 늘어난 5조1034억원으로 추산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영업이익 3287억원으로 전년 동기(374억원) 대비 8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2조1199억원으로 14.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1분기부터 연결 영업이익으로 반영되는 한화오션의 컨센서스(영업이익 1459억원)가 포함되면 상승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의 글로벌 인도가 꾸준히 진행되는 가운데 호주·이집트로의 K-9 양산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상 방산 부문에서 기 확보된 수주 잔고만으로도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 20%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증가하는 방산 수요에 대응해 11조원 규모의 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 유럽, 중동, 호주, 미국 등에 전략적 해외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토대로 2035년 연결기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로템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3% 증가한 1조2808억원을, 영업이익은 349.7%나 증가한 20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재작년 폴란드와 1000대 규모의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을 체결한 후 1차 계약분 180대 인도를 마무리하고, 820대 규모 2차 계약 협상을 추진하며 한동안 충분한 일감이 유지될 예정이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다목적 전투기 FA-50 등을 생산하는 KAI는 1분기 8110억원의 매출과 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6%, 영업이익은 19.4%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주요 완제기 납품 일정들이 몰려 있어 성장 곡선이 유지될 전망이다. 올해 필리핀으로의 FA-50 추가 수주, 중동으로의 수리온 헬기 수출, KF-21 잔여 양산 계약 등 8조5000억원 규모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KF-21 보라매에 탑승한 아잔 알누아이미 UAE AWC사령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유도무기 전문기업 LIG넥스원은 1분기 매출 8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700억원으로 전망됐다. 한국판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시스템(L-SAM) 체계 개발을 완료하면서 올 하반기 양산 계약 후 2027년까지 L-SAM의 국내 배치를 마칠 계획이다. 약 20조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중동 등에 L-SAM 등 수출도 추진하고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트럼프 2기 정부가 세계 각국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등 글로벌 자주국방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어 국내 방산업계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방산기업은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납기 일정을 정확히 준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방산기업의 미국향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관세 무풍지대’로 불리는 데다, 트럼프 정부가 견제 대신 협력을 요구하고 있는 분야여서 대규모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박혜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K방산의 주요 수출 지역은 유럽과 중동이어서 미국의 관세 폭탄에서 자유로워 당분간 관련 기업의 매출이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안보 구축이 시급한 동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K-9 자주포, K-2 전차 수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이를 토대로 유럽 전역 및 중동에서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관세 협상에 있어 방산·조선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한동안 업계 상승세를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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