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어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첫 미국 출신 교황이다.
8일(현지시간)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속개된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이날 오후 새 교황이 뽑혔음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성베드로 대성당에서도 새 교황이 선출됐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을 선출했다. 콘클라베 이틀만이자, 네 번째 투표 만에 결정됐다.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맡고 있는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미국 출신의 첫 교황이며, 첫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두 번째 아메리카 대륙 출신이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으로 '레오 14세'를 선택했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한다. 공식 취임식은 수일 내에 열릴 예정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명이 발표된 이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첫 발언을 했다.
이어 페루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기억을 떠올리며 스페인어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후 전 세계인에게 내리는 첫 사도적 축복인 '로마와 온 세계에(Urbi et Orbi)' 전통에 따라 라틴어로 마무리했다.
그는 1955년생으로 미 시카고 태생이다.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이다. 유로뉴스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서 교황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 페루 시민권도 취득하고 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그는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