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색깔 말고 일꾼 뽑아달라”… 국힘 단일화 내홍 속 ‘차별화’로 험지 TK 공략

李 “색깔 말고 일꾼 뽑아달라”… 국힘 단일화 내홍 속 ‘차별화’로 험지 TK 공략

기사승인 2025-05-09 18:12: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로 경북지역 방문에 나선 9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의 한 상가 앞에서 주민과 지지자들을 상대로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험지’로 불리는 대구·경북(TK) 표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이 후보는 1박2일 일정으로 영남권 유세에 나서며 중도층과 지지층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후보는 9일 경북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 등 6개 도시를 돌며 ‘영남 신라 벨트’ 경청 투어에 나섰다.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정당이 아닌 후보의 능력과 유능함을 선택 기준으로 삼아달라고 호소했다. 

경북 영천 공설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6월3일은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주권자의 권한을 행사해 나라의 운명과 삶을 결정하는 날”이라며 “왕을 뽑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충직하게 일할 일꾼을 뽑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 운명을 결정할 도구를 잘 골라야 한다. 똥막대기인지 호미인지 잘 골라야 하지 않겠나”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경북 칠곡군에서는 “머슴의 제1 조건은 잘생긴 것도 아니고, 색깔이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도 아니다”라며 “진짜 중요한 것은 충직하냐, 두 번째로 유능하냐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같은 이 후보의 발언은 정당의 간판이 아닌, 자신이 지역과 국민을 위해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후보임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라는 풀이다. 

국민의힘과의 차별화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정치인들이 국민이 아닌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망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번에는 색깔이나 연고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 이웃을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각을 세웠다. 그는 “우리 국민은 12월 3일 내란의 밤도 이겨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잘못을 했으니 책임을 물은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머슴이 살림을 잘해야지 도둑질하거나 주인에게 덤비고 안방을 빼앗으려 하면 내쫓아야 한다. 농땡이는 용서할 수 있어도 주인을 배반하면 축출해야 한다. 지금 국민들이 그것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현안을 공략 행보도 이어갔다. 그는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북 경주를 찾아 “경주 APEC도 잘 돼야 한다”며 “준비가 부실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국회 차원에서 잘 챙기라고 말해뒀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찾은 경북 일대는 민주당의 대표적인 험지로 꼽힌다. 그는 지난 4일 영주와 예천을 방문해 경청 투어를 진행한 데 이어 닷새 만에 다시 TK 지역을 찾았다. 이는 국민의힘이 단일화 내홍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보수층의 이탈 표심을 흡수하려는 외연 확장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 후보는 10일 ·함안·의령·진주·사천·하동 등 경남지역 6개 시·군을 순회하며 ‘영남 신라 벨트편’ 두 번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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