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 노리던 ‘친윤계’ 휘청…예비후보들 ‘정치쿠데타’ 맹공

차기 당권 노리던 ‘친윤계’ 휘청…예비후보들 ‘정치쿠데타’ 맹공

국민의힘 의원 “당 기반 없는 韓 골라…단일화 목표는 당권”
한동훈 “친윤계 책임 물어야”…홍준표 “정당정치 기본도 몰라”
김철현 “후보 교체 시도 당권 싸움…친윤계 선거보단 당권에 집중할 것”

기사승인 2025-05-11 12:29:39 업데이트 2025-05-11 16:11:3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와 격돌 후 국회 본청에서 퇴장하고 있다. 임현범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 압박을 이겨내면서 ‘친윤계’가 흔들렸다. 경선 예비후보들은 ‘당내 쿠데타’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당 지도부의 무리한 후보 교체 배경으로 ‘차기 당권’을 꼽았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지도부가 무리하게 ‘후보 교체’를 시도한 배경으로 ‘당권’ 문제가 꼽히고 있다. 통상 대선 이후 대부분 정당은 지도부 교체에 돌입하게 된다. 이때 대선 후보는 선거조직을 가지고 있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 당권은 오는 2026년 6월에 치러지는 ‘제9회 지방선거(지선)’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지선은 다음 총선을 위한 뿌리조직을 마련하는데 초석이 된다. 이 때문에 차기 당권이 상당히 중요하다.

김 후보는 3선 국회의원(15·16·17대)이자 두 차례 경기도지사를 역임해 정치적 경험이 많다. 차기 당권 싸움에서 친윤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반면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50년간 공직생활으로 정당 기반이 없어 당권을 차지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최종 후보가 선출됐음에도 비대위를 해체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당권’을 목표로 하는 행위”라며 “정당 기반이 없는 한 전 총리를 끌어내 올린 것도 그런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선출하고 한 전 총리로 단일화시켜 당권을 쥘 명분을 만든 게 아니냐”며 “이날 의원총회도 의미 없다. 거기서 비대위 사퇴를 의결하는 행위가 면죄부”라고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국회 본관에서 단일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범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예비후보들도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당 지도부와 친윤계를 향해 ‘정계 은퇴’를 압박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어떤 유·불리도 계산하지 않는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와 5·10 당내 쿠데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 넘게 한덕수 띄우기로 대선을 분탕질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꽃길을 깔아준 사람들의 배후는 누구냐”며 “친윤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끌려다니는 이유가 뭐냐. 당의 재기를 위해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친윤계’를 저격했다. 그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경선판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권영세·권성동·박수영·성일종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덕수 배후조종 세력도 같이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 50년의 관료생활을 추함으로 마감했다”며 “정당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인간말종은 모두 사라지라”고 비난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당원은 참으로 위대했다. 새벽에 벌어진 막장 쿠데타는 하루가 지나지 않아 당원의 힘으로 단호하게 진압됐다”며 “당 지도부는 당원에게 심판받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이번 ‘후보 교체 파동’을 차기 당권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해도 권성동 원내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상황이 정리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권 비대위원장이 사퇴한다고 해도 꼬리 자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후보 교체는 당권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에 지지기반이 없는 한 전 총리를 내세워 차기 당권 명분을 세우려 했다”며 “이미 친윤계의 목적이 드러났다. 이들은 김 후보의 선거보다는 당권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후보가 ‘계엄·탄핵’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안 의원과 한 전 대표도 돕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를 명분으로 중도보수를 당에서 밀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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