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확장과 북항 재개발 등 부산 맞춤 비전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11일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 활어회센터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강서구 일대, 특히 명지 신도시부터 가덕도에 이르는 모든 공간은 원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2관문 공항이 들어설 걸 예상하고 설계된 공간”이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덕도 신공항은 제2관문 공항에 걸맞은 형태로 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까이는 대구에서 멀게는 전라남도 순천에서도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해 가덕도를 찾아 오도록 해야 한다”며 활주로 2개 이상 확보와 타 지역과의 연계 교통망 활성화를 언급했다.
이 후보는 또 지지부진한 금융 공기업 이전보다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등 세제 혜택으로 민간 금융사를 유치하는 게 지역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바다와 인접한 지역 장점을 강조한 야구장 건립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면 해운대 등 번화가가 아닌 재래시장을 찾았다. 부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총선 출마 당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서울 종로를 버리고 택한 지역이다. 노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이 곳에서 느꼈을 외로움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방향으로 갈 때 주위에서 ‘이상하다’고 타박하거나 ‘왜 바보같이 대세에 편승하지 않느냐’고 얘기할 때 느끼는 외로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분의 고뇌를 어느 정도 계승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분의 꿈과 비교될 만한 새로운 꿈을 꾸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젊은 세대가 꾸는 꿈을 기성세대가 받쳐줘서 다 같이 앞으로 나아가는 꿈, 부산이 세대 간 화합으로 서로 밀어주면서 당겨주면서 발전하는 그런 꿈을 꾼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도전하다가 힘들어서 울고 그만두고 싶다가도 박수 소리를 듣고 다시 일어나는 게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멋진 방법 아니겠느냐”며 “그 길로 가겠다고 약속드린다. 그 길을 무슨 일이 있어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발언 이후 시민들과 만나 악수하고 수시로 셀카를 찍었다. 시민들은 ‘실물이 더 낫다’ ‘꼭 성공하시라’며 응원했다.
아이와 함께 현장을 찾은 지지자(여·47세)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 때 모습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 항상 자세가 일관됐다”며 “나중에 지나고 보면 (이 후보가 했던 말들이) 다 옳더라”며 후보를 추켜세웠다.
또 다른 지지자(여·49세·거제)는 “후보가 우선 잘생겼다. 정책 중엔 다자녀 가구를 위한 정책을 지지한다”며 “지역은 병원이나 문화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관련 정책들도 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식자재 유통업을 한다는 지지자(58세·강서구)는 “대선 후보 한 사람으로서 인물성과 공약이 민심과 잘 어우러지는지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이준석
이 후보는 전날(10일)엔 대구 동성로에서 버스킹 연설을, 오늘(11일) 오전엔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걷기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발걸음을 맞췄다. 이 후보가 영남권 유세에 집중하는 이유는 보수 혁신을 보수 심장에서 증명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친윤계와 선을 긋고 청년 유권자 중심으로 정치 흐름을 형성하려는 목적도 있다.
우호적인 민심을 굳히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개혁신당에 따르면 부산 당원가입 추세는 다른 지역에 견줘 월등하다. 최근 몇 주 사이에 1500명에 가까운 당원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증가율은 서울과 경기에 이어 3위다. 이 후보는 정식 선거운동 기간인 오는 13일에 대구와 부산에 다시 들를 예정이다.
개혁신당 온라인 당원은 11일 오후 기준 9만명을 넘겼다.
이 후보는 영남권 민심에 관해 “밑바닥 민심이 너무 좋아서 굉장히 고무됐다. 최근 정치가 보인 나쁜 모습들 때문에 ‘결국 개혁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젊은 세대들의 말을 듣고 있다”며 “계엄이나 탄핵 정국에서 부산지역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매우 무기력했고 주도권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한 마음들이 개혁신당으로 몰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