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저한 고증으로 구현한 한국미를 바탕으로 사극에 최적화된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탄금’이 베일을 벗는다.
넷플릭스 시리즈 ‘탄금’ 제작발표회가 13일 오전 서울 신도림동 라마다호텔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홍선 감독, 배우 이재욱, 조보아, 정가람, 엄지원, 박병은이 참석했다.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이다. 장다혜 작가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홍선 감독은 “소설책을 먼저 받았는데 단숨에 읽었다”며 “우리가 운명적이라는 말을 하지 않나. 그런데 책에는 자신의 운명을 하나도 따라갈 생각만 없는 캐릭터들만 모여 있다. 이렇게 강력한 스토리에 연출을 맡게 됐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원작과 동일한 제목은 죽을 때까지 금을 삼켜야만 하는 형벌을 뜻하는 탄금에서 따왔다. 김홍선 감독은 “좋은 금을 먹는다는 게 좋을 수 있는데, 죽을 때까지 삼켜야 한다”며 “캐릭터들의 운명과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연출 포인트는 ‘그리움’이다. 김홍선 감독은 “그리움이 가장 큰 주제의식”이라며 “사람이 너무 그리움에 사무치면, 원망이 되기도 하고, 원한이 되기도 하고, 사랑이 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생기는데 작품에 그런 감정이 많이 나온다”고 짚었다.

‘탄금’은 이재욱, 조보아를 중심으로 믿고 보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총출동해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이재욱은 홍랑 역을 맡았다. 홍랑은 실종 전의 기억을 모두 잃고 비밀을 지닌 채 돌아온 민상단의 잃어버린 아들이다. 이재욱의 파트너는 조보아다. 조보아는 홍랑을 가짜라고 의심하면서도 그에게 빠져드는 재이로 분한다.
조보아는 출연 계기에 대해 “오누이간 우애에 매력을 느꼈다”며 “평소 친동생과 워낙 우애가 깊은데 작품을 읽으면서 홍랑이를 그리워하는 누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동생 홍랑에 대한 감정과 남자로 다가오는 홍랑에 대한 감정을 어렵긴 했지만 확실히 분리하려고 노력했다”고 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복합 장르 중 하나가 멜로인 만큼, 두 사람의 합은 어떨지 궁금하다. 관련 질문을 받은 이들은 서로 “진심”이라고 칭찬을 주고받았다. 이재욱은 “(극중) 관계성이 바뀔 수 있는데 그걸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서 저도 따라갈 수 있었다”고 얘기했고, 조보아는 “현장에서의 애티튜드가 멋있다. 열정이 보여서 존경하게 됐다. 많이 배우면서 촬영했다”고 화답했다.
홍랑을 대신해 민상단의 양자로 12년을 보낸 무진은 정가람이, 민상단 안주인 민연의는 엄지원이, 홍랑과 재이의 친부이자 민상단을 이끄는 대방 심열국은 박병은이, 조선 최고의 심미안을 가진 예술가 한평대군은 김재욱이 연기한다.
처음 사극에 임하는 정가람은 “배우라면 누구나 사극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감독님과 배우분들과 ‘탄금’으로 (사극을)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박병은은 극중 부부지만 대립각을 세우는 엄지원과의 팽팽한 신경전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상황을 자기쪽으로 가져오기 위한 둘의 머리싸움이 계속 일어난다”며 “이런 부분이 작품을 보실 때 큰 재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금’은 흥미로운 소재,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난 출연진 외에도 보는 재미를 더하는 프로덕션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복부터 세트장까지, 조선시대의 느낌을 잘 고증하기 위해 디테일한 미술에 집중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김홍선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는 작품이라서, 우리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작품을 준비했다”며 “될 수 있으면 고증을 하려고 했다. 한복을 패셔너블하게만 가져가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자신했다. 여러 사극에서 활약해온 이재욱은 “전에 입었던 의상과 디테일이 달랐다”면서 “흰 옷을 많이 입는데 ‘흰색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구나’, ‘한복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옷이구나’ 실감했다”며 의견을 보탰다.
액션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작품이다. 김홍선 감독은 “액션은 감정선을 다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배치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재욱은 “무술 감독님이 짜주신 시퀀스가 굉장히 스타일리시하다고 생각했다. 라이브한 액션이 많다”고 해 기대를 높였다.
한편, ‘탄금’은 오는 16일 오후 4시 처음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