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출범해 세계 바둑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메이저 세계 바둑대회 LG배가 제30회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중국 없는’ 대회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지난 제29회 결승에서 커제 9단의 ‘판정 불복’ 사태 이후 중국과 갈등 봉합 없이 진행되면서 예선 도중에 참가 선수를 변경하는 해프닝 끝에 시작된다.
중국의 불참으로 한국 기사들이 대거 ‘추가 합류’한 본선 24강에는 한국 12명, 일본 3명, 대만 1명 등 총 16명이 출전한다. 초대 챔피언이자 대회 최다 우승자(4회)인 이창호 9단은 ‘역대 우승자 초청’으로 특별 출전 기회를 얻어 강동윤 9단과 맞붙는다. 최연소 참가자 스미레 4단은 최고령 일본 왕리청 9단과 대결하며, 안성준 9단은 장쉬 9단과 한·일전을 치른다.
예선에서 한국 랭킹 161위 곽원근 4단에게 패해 탈락했던 최정 9단 역시 중국 불참으로 인해 갑자기 생긴 추가 시드를 받아 본선에 합류했다. 최정 9단은 심재익 7단과 한·한전을 펼친다.
메이저 세계대회 역사상 최초로 시도된 ‘역대 우승자 시드’로 10년 만에 LG배 본선에 출전한 이창호 9단은 “오랜만에 이 자리에 서게 돼 기쁘다”면서 “센 기사들이 많지만 열심히 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 변상일 9단은 “지금까지 2회 연속 우승자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 기록을 세워 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19일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본선 24강전을 시작으로 LG배는 21일 16강을 이어간다. 매 대국 종료 후 동일 국가간 대국을 방지하는 방식으로 매 라운드 대진 추첨을 진행한다. 본선 1회전 시드를 받은 한국 5명(변상일·신진서·박정환·신민준·설현준 9단)과 일본 2명(이치리키 료·이야마 유타 9단), 대만 1명(쉬하오훙 9단) 등 총 8명의 선수들은 16강부터 출전한다. 제30회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며 본선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