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왜 신진서가…” 박정환, 17연패 사슬 끊을 수 있을까 [바둑]

“내 옆에 왜 신진서가…” 박정환, 17연패 사슬 끊을 수 있을까 [바둑]

강동윤·최정 등 LG배 1회전 승리…16강 신진서vs박정환 매치 성사
역대 우승자 시드 이창호·유창혁 9단, 아쉬운 본선 1회전(24강) 탈락
본선 16강전은 한국 11명, 일본 3명, 대만 2명 대결로 압축…21일 속행

기사승인 2025-05-20 16:21:02
박정환 9단이 16강 대진 추첨에서 신진서 9단을 뽑은 직후 대진표를 확인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2022년 8월부터 17연패. 2013년 첫 만남에서 4연승을 거두는 등 초기 20전의 대국에서 15승5패를 마크했던 상대 전적은 두 기사의 마지막 대국인 2025년 3월 기준으로 23승46패, 더블 스코어로 벌어졌다. 박정환 9단과 신진서 9단 이야기다.

영화 ‘승부’에 등장하는 것처럼, 전대 일인자였던 스승 조훈현 9단과 치열한 백병전 끝에 상대 전적에서 압도하면서 다음 세대 일인자로 도약하는 스토리는 ‘이창호 시대’에서 끝난 듯했다. 조-이 사제 대결 시기에는 ‘도전기’가 국내 기전의 주를 이뤘고, 따라서 ‘랭킹 1위’와 2위 맞대결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다.

대다수의 기전이 ‘선수권전’ 형태로 바뀐 이후에는 후대 일인자가 전대 일인자를 상대 전적에서 압도하지 못한 상태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세돌 9단은 은퇴 직전까지 이창호 9단에게 승보다 패가 더 많았고, 이는 박정환 9단 또한 마찬가지였다. 박 9단은 이세돌 9단과 30전을 겨뤄 12승18패를 기록했으나, 마지막 대국인 2016년 시점에서 이미 박 9단의 랭킹이 더 높았다.

신진서 9단과 초기 20전을 15승5패로 압도한 박정환 9단 역시 전대 일인자들의 길을 걷나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남해 7번기’에서 충격적인 7-0 스코어를 포함, 말 그대로 두는 족족 신진서 9단이 승리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어느덧 17연속 패배를 당했다. 상대 전적도 박정환 9단 기준으로 23승46패, 처참한 성적표다.

신진서 9단 역시 “박정환 9단과 만남이 반갑지 않다”면서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되겠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임전 소감을 전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중국이 없는 LG배 16강전에서 ‘미리 보는 결승전’ 신진서-박정환 대결이 펼쳐진다. 박정환 9단은 대진 추첨에서 신진서 9단을 뽑은 이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는데, 정작 승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신진서 9단은 “박정환 9단과 만남이 반갑지 않다. 제한 시간이 3시간이기 때문에 더 힘든 바둑이 될 것 같다. LG배는 인연이 많은 대회라고 생각해 욕심이 난다.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되겠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임전 소감을 전했다.

한편 LG배 16강에는 한국 5명(변상일·신진서·박정환·신민준·설현준 9단), 일본 2명(이치리키 료·이야마 유타 9단), 대만 1명(쉬하오훙 9단)이 합류해 한국 11명, 일본 3명, 중화타이베이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본선 24강에선 한국은 강동윤·최정·안국현 9단, 황재연 6단, 김범서 5단, 스미레 4단 등 6명이 16강에 진출했다. 랭킹 3위 강동윤 9단은 이창호 9단을 꺾었고, 최정 9단은 심재익 7단에게 19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최연소자와 최연장자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스미레 4단과 왕리청 9단 대결에서 스미레 4단이 승리하며 16강 티켓을 따냈다. LG배 첫 본선에 오른 황재연 6단과 김범서 5단은 각각 문민종 8단과 일본 쉬자위안 9단을 꺾으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반면 역대 우승자 시드를 받아 출전했던 이창호·유창혁 9단은 각각 강동윤·안국현 9단에게 패해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고, 안성준·이원도 9단도 각각 일본 장쉬 9단과 대만 저우쥔쉰 9단에게 패했다. 제30회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며 본선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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