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후보인가” 유권자 셈법 셋으로 갈렸다 [21대 대선]

“왜 이 후보인가” 유권자 셈법 셋으로 갈렸다 [21대 대선]

정보파 vs 감각파 vs 무관심파
공약 따지는 정보형부터 정치 외면하는 무관심형까지
여야, 성향별 맞춤 전략 고심
후보 이미지·도덕성 중시하는 MZ세대
가짜뉴스에 영향받는 고령층

기사승인 2025-05-22 10:30:08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정책 공약 다 비교해보고 투표합니다” 
“느낌이죠, 누가 덜 싫은가”
“솔직히 다 마음에 안 들어서 관심 없어요”

선거를 앞둔 거리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한마디다. 유권자 수만큼이나 투표 기준도 다양하다. 공약과 정책을 꼼꼼히 따지는 ‘정보형’, 이미지나 분위기에 따라 선택하는 ‘감각형’, 정치 자체에 관심이 적은 ‘무관심형’ 등 유형도 제각각이다. 세대별로 중시하는 기준도 달라졌고, 가짜뉴스와 정치 불신은 유권자들의 판단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권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유권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펴고 있다. 

유권자들은 일반적으로 정책, 정당, 후보자 등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투표한다. 이 중 정책을 우선시하는 정보형 유권자들은 후보의 공약과 정책자료를 직접 비교하며 판단한다. 대학생 유권자 최유정(24) 씨는 21일 쿠키뉴스에 “실제로 정책자료집을 찾아본 적도 있다”며 “말을 잘하는 것보다 실제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인 안을 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당을 중심으로 투표하는 유형도 여전히 많다.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나 반감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자영업자 김모(53) 씨는 “후보들이 하는 말은 다 비슷하다. 결국 정당이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가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후보자의 자질과 이미지 등을 따지는 유권자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도덕성, 말투, 과거 발언, 정책 실현 가능성 등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MZ세대는 후보자가 실제로 어떤 인물인지에 더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직장인 이현우(29) 씨는 “공약은 대부분 못 지키기 때문에 후보자의 평소 말투나 태도, 신뢰가 가는지를 더 본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생겼다. 특히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딥페이크’ 영상이나 조작된 뉴스가 퍼지면서 혼선을 키우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 유권자들은 “실제로 저 후보가 그런 말을 한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정 후보와 관련해 가짜뉴스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오해가 확산된 경우도 있었다.

반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대학을 졸업한 유진호(26) 씨는 “투표해봤자 바뀌는 게 없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 뉴스나 후보자 정보에 관심이 없고, 투표 참여 자체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여야 정치권도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단순한 약속보다 문제 해결 능력에 관심 많기 때문에 정책 홍보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관심층에 직접 호소하기보다 주변의 영향으로 투표장에 가도록 유도하는 간접 전략도 자주 쓰인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당보다는 후보 개인의 이미지와 말투 등이 효과적일 때도 많다”며 “정당에 대한 기존 이미지가 투표율을 끌어내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중도 유권자층에게는 정당 색깔을 덜어낸 메시지 등 전략을 조정 중이다”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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