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문수 옷’을 입고, 본격적인 유세에 돌입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독주를 비판하면서 당내 개혁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유세 지원 배경으로 친윤계의 책임론 공세 방어와 당 헌신을 꼽았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가 사전투표 전 김 후보와 합동유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오는 29일 광주에서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다.
친한계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전 대표의 지원유세는 당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당에서 한 전 대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지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심이 흔들리는 부산과 대구부터 유세를 시작했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한 전 대표의 참여로 지지율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며 “친윤계가 흔들어놓은 당을 다시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대표적인 중도보수 정치인 중 하나로 김 후보의 약점인 ‘중도 확장성’ 부분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제5차 전당대회에서도 43.47%의 지지율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유세는 대선 이후 ‘책임론’ 문제에서도 중요하다. 지난 21일 친윤계가 ‘당권’을 대가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 측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대응했지만, 정치권에서는 2차 당권 투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민의힘은 대선 승패에 상관없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제9회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는 당대표인 만큼 계파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대선 기여도·책임론’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김문수 옷’을 입고 유세하는 것은 ‘책임론 방지’와 ‘당 헌신’ 문제”라며 “이번 유세로 차기 전당대회에서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당 주류 세력은 대선이 끝나자마자 자신과 뜻이 다른 유력주자들을 배제하려 들 것”이라며 “대선 승패와 관계없이 ‘기여도·책임론’을 두고, 서로에게 칼날을 겨눌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