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세터 출신’ 김호철(70) 감독은 2025~2026시즌 청사진을 세터 3명과 함께 그렸다. 그동안 IBK기업은행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세터는 이제 외인이 아닌, 국내 3인방이 맡는다.
지난 10일 용인 IBK기업은행 기흥연수원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김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외국인 세터를 썼다. 차라리 공격 외인을 쓰지, 세터를 왜 쓰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의 말대로 2023~2024시즌에는 태국 세터 폰푼을 기용한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에도 중국 용병 천신통을 세터로 활용했다.
김 감독은 “세터 포지션은 용병을 쓰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취약했다. 그래서 2년 동안 외국인을 기용했다. 또 이소영이 합류하면서 외인 공격수보다 세터를 선호했었다”면서 “이소영의 부상으로 플랜이 망가졌다. 천신통도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차라리 2025~2026시즌에는 세터를 국내 선수로 채우고,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해서 공격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아시아쿼터로 세터가 아닌,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사 킨켈라를 지명했다.
IBK기업은행은 김하경과 신인 최연진에 더해 실업팀에서 뛰던 박은서를 영입했다. 김 감독은 “주전으로 낙점한 선수는 없다. 계속 훈련을 해봐야 알 것 같다”며 “김하경은 노련미가 있다. 외국인 세터가 오면서 침체된 면이 있었다. 요즘은 사명감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 연진이도 무럭무럭 크는 중이다. 은서 또한 안정감이 있는 세터”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 감독은 “미들블로커진을 기대한다. 바람이 이뤄지려면 결국 세터가 잘해야 한다. 중앙 공격을 사용할 수 있는 배짱과 용기, 그만한 테크닉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세터 훈련할 때 속공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도 속공을 활용할 수 있는 세터가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을 김 감독에게 선물했다. “이탈리아로 휴가 간 사이, 임명옥이 올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던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베테랑들이 부상 때문에 뛰지 못하면서 코트 안에 리더가 없었다. 누군가가 리더로서 팀을 잡아줘야 했다”며 “리베로로서 수비도 중요하지만 ‘맏언니 리더십’이 더 핵심이다. 성공적인 영입”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아시아쿼터 킨켈라에 대해서는 “화면으로만 봤다. 공격은 어느 정도 해줄 거라고 본다. 리시브도 가능하다고 하더라. 리시브의 폭을 줄여가면서 경기할 생각”이라며 “명옥이도 리시브 커버를 잘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도로공사가 견제된다고 밝힌 김 감독은 “도로공사가 완벽하게 구성됐다고 생각한다. 세터 김다은도 두 번째 시즌에는 더 나을 것”이라며 “미들블로커 라인이 좋고 확실한 용병 모마도 있다. 우승에 도전할 팀”이라고 평가했다. 또 “흥국생명과 현대건설도 만만하게 볼 수 없다”고 경계했다.
김 감독은 시즌 목표를 묻자 “IBK기업은행이 지난해보다는 안정될 것 같다. 세터 3명을 잘 활용해야 한다”며 “지난해 이길 수 있는 8경기 정도를 패했다. 그거를 이겨낸다면 봄배구 가능성이 충분하다. 비시즌 연습을 통해 팀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