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 “니케 성공의 이유는 IP 확장” [쿠키 현장]

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 “니케 성공의 이유는 IP 확장” [쿠키 현장]

굿즈, TCG, 오프라인 행사 등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 마련

기사승인 2025-06-28 06:00:04
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가 27일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에서 열린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공적인 IP 구축기’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송한석 기자

“서브컬처에서 2차 창작이나 IP의 상당한 부분들은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무조건 해야만 하는 게임 운영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유형석 시프트업 디렉터는 27일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에서 열린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공적인 IP 구축기’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2차 창작이나 IP 확장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도로롱’을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니케가 잘 알려진 게임이지만 IP확장으로 인해 어쩌면 캐릭터 ‘밈’인 도로롱으로 더 알려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니케의 핵심 캐릭터 ‘도로시’를 2차 창작 형태로 표현한 도로롱은 니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느덧 최고 인기 캐릭터가 됐다. 도로시는 니케 메인 스토리 중심 인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인데, 유저들이 무거운 서사를 빼고 도로롱이라는 밝고 귀여운 이미지로 바꾼 케이스다.

니케는 시프트업 대표작이다. 또한 시가 총액을 게임 업계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효자상품이기도 하다. 올해 3월말 기준 시프트업 전체 매출(422억원) 중 76.5%인 323억을 니케가 차지하고 있다. 매출에 기여하는 품목이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두 개 뿐인 시프트업 시가총액이 27일 기준 2조8597억원에 달하는 점도 니케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유형석 디렉터가 IP 확장을 강조한 것도 니케 성공 핵심 이유 중 하나가 IP 확장으로 팬과의 접점을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 시프트업은 캐릭터, 스토리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애정이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페이 투 러브(Pay to Love)’로 정의하고 있다.

유 디렉터는 “시프트업은 아크릴스탠드, TCG 제품,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다양한 IP 확장을 제공한다”며 “그중 레드후드는 중고거래 마켓에서 1800만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포토카드, 캔뱃지, 아크릴스탠드 등 상품들은 안정적인 판매량을 보이지만 상품 구성이 빈약해 보일 수 있다”며 “데스크패드, 음반, 키캡 등 제작 난이도와 접근성이 중간 수준인 미들급 굿즈를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 수요와 공급에 따라 당연히 인기 많은 캐릭터가 많이 제작될 수밖에 없지만, 팬들의 만족감을 늘리기 위해 비인기 캐릭터도 최소한의 굿즈, 아크릴스탠드, 캔뱃지 등을 제작하고 있다”며 “행사 성격에 맞는 하이라이트 상품을 제작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브컬처 게임은 대부분 PvE 게임이다. 콘텐츠 생산 속도가 소비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소비자의 콘텐츠를 채워주는 게 IP 확장이다. 이러한 이유로 시프트업도 굿즈만 제작하는 게 아닌 다양한 팬 체험 행사를 개최하는 등 팬과 접점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성과도 나타난다. 글로벌 앱 마켓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텐센트가 퍼블리싱을 맡아 중국 시장에 출시된 ‘니케’가 이달 20일까지 애플 운영체제 iOS에서 700만달러(약 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형석 디렉터는 “게임업계에서는 IP 확장을 주로 후속작에만 사용한다”며 “후속작도 물론 상당히 매력적인 IP 확장 영역이지만, 그래픽만 업그레이드 한다거나 캐릭터, 스킬 이름만 같고 아무 관련이 없는 경우가 있어 신경이 쓰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적 판단에 근거한 IP확장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키는 데다 IP 확장에 대한 기회 비용이 소멸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게임을 잠깐 떠난 유저분들도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복귀하기도 한다”며 “앞으로 선보이게 될 많은 기대작들이 IP 확장을 성공적으로 이뤄 멋진 서비스를 보여주기를 개발자로서, 한 명의 게이머로서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한석 기자
gkstjr11@kukinews.com
송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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