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뜩이나 장사가 잘 안 되는데 괜히 부정적인 소식들까지 연달아 들려오니 가슴이 철렁합니다. 매출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에요.”
27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만난 점주 A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수년 새 매출이 계속 줄어 포장할인, 1+1행사 등 손님을 잡기 위한 갖은 방법을 다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피자 브랜드들의 안 좋은 소식이 나오니 속이 탄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국파파존스의 고객 정보 노출과 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 소송 등으로 피자업계에 이중고가 드리운 상황이다. 고물가, 1인가구 증가, 경쟁 심화로 실적이 둔화된 가운데, 1세대 피자 브랜드에서 연이어 부정적 이슈가 불거지자 혹여 불매 운동이나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까 자영업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파파존스는 매출이 오르는 와중에도 고객 정보 관리 허점으로 소비자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파파존스의 매출은 △2020년 525억원 △2021년 618억원 △2022년 665억원 △2023년 681억원 △718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파파존스는 2017년 1월부터 고객 주문 정보가 외부에 노출됐다며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파파존스 측은 “일부 고객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수 있는 취약점이 발견됐다. 현재 즉시 차단 및 보완 조치를 완료했다”며 “한국인터넷진흥원 등과 협력해 정보 노출 범위와 원인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파존스에 따르면 노출 정보는 고객명·전화번호·주소 등이다. 다만 유출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파파존스 측은 “현재까지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향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안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추가적인 예방 및 보완 조치를 계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파파존스의 소스코드 관리 소홀에 따른 고객 정보 유출 경위와 피해규모, 기술적·관리적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해 관련 법에 따라 처분할 예정이다.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한국피자헛에서 번진 차액가맹금 소송 논쟁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며 업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차액가맹금은 식재료·용기 등 가맹점이 필수로 구매해야 하는 품목에 본사가 붙인 유통 마진이다.
앞서 지난해 9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한국피자헛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2심 판결에서 피자헛이 패소하며 차액가맹금 논란이 확산했다. 이후 현재까지 치킨, 피자, 카페업종 등 10개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인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이 같은 문제가 업계 전체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파파존스 매장 관계자는 “국내 피자 브랜드 1위였던 미스터피자도 회장 갑질 등 이미지 추락으로 매장도 많이 줄었다”며 “고객 정보가 노출된 곳이 파파존스라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 다른 피자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최근 저가 피자 브랜드도 많아져 살아남기 위해 할인행사를 하지 않는 곳이 없다”며 “1인 피자나 영업시간 연장 등 각 브랜드마다 노력하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 기분이다. 업계 전반에 안좋은 인식이 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