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중립을 향한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해온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산업이 외부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Scope) 3’ 감축 목표에는 크게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공시된 동원산업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동원산업의 지난해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2)은 21만3697tCO2-eq(이산화탄소상당량톤, 이하 수치만 표기)으로 감축 목표치(27만1655)보다 낮게 관리됐다. 그러나 기타간접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3은 66만9523으로 집계돼 목표치(48만4649)를 38.1% 초과했다.
‘스코프’는 온실가스 배출 경계 기준으로, 세계자원연구소(WRI)와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제시한 국제 기준이다. 스코프1과 2는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배출량을 뜻하며, 스코프3는 원재료 구매, 물류, 폐기물, 투자자산 등 기업 외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포함한다.
동원산업의 스코프3 실적은 전년(71만5575) 대비 6.4% 줄었지만, 56~59만대였던 2021~2022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증가해 중장기적으로 뚜렷한 감축세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동원산업은 ESG 경영위원회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을 32만6856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2021년 대비 42% 감축에 해당한다. 이 같은 목표를 토대로 2050년에는 탄소배출이 없는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인 스코프3는 제품 유통·처리 등 여러 밸류체인을 더한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량”이라며 “회사의 매출 성장에 따라 원재료 운송 확대 등 배출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감축해 2050년 탄소배출이 없는 ‘넷제로’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기업들 사이에서는 스코프3 관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출량 산정이 복잡하고 간접적 요소가 많아 정확한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의무가 아닌 스코프 3 배출량 공시가 의무화될 경우 경영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스코프3 감축까지 포함하는 노력이 불가피하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스코프3까지 온실가스 배출에 모두 포함해야 기업과 상품·서비스에 대한 배출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경계 확장 요구는 점점 커질 것”이라며 “또 산업계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올리고, 관련 기술개발과 투자를 높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스코프3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