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신임 5급 사무관 대상 특강에서 “공직자는 기술보다 ‘방향’이 먼저”라며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자세 없이는 아무리 유능해도 없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은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국민과 함께 만들다’를 주제로 300여 명의 예비 사무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세 가지 덕목으로 △방향 △성실 △기술 순으로 꼽으며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사적 이익을 추구하면 나라를 망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모두를 위한 봉사자로서, 5200만의 삶이 여러분 손끝에 달려 있다는 점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며 “여러분의 판단 하나가 누군가의 생명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똑같이 출발해도 매 순간 조금씩 더하는 사람과 덜하는 사람 사이의 격차는 결국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며 “10년, 20년 후 선택받는 사람은 단기간의 성과가 아니라 그간의 누적된 태도와 실적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 경험을 공유하며 공직사회의 문화와 업무 방식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공무원 인사를 하면서 크게 비판받지 않은 이유는 동료에게 직접 물었기 때문”이라며 “승진 대상자를 동료 공무원들이 직접 평가하게 하고, 승진시키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순위를 매기도록 한 뒤 이를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공직은 하자면 끝이 없고, 안 해도 큰 문제가 없는 구조”라며 “대부분은 어렵고 중요한 일을 끙끙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쉬운 일부터 빠르게 처리하는 게 성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가 제한된 대통령으로서 시간 효율성을 높여 일하려 한다”며 “공직자들도 질질 끌지 말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속도감 있게 처리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청렴성과 관련해선 “돈은 마귀”라며 공직자를 유혹하는 부패의 경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커피 한 잔, 밥 한 끼로 시작해 결국 상품권, 골프, 룸살롱까지 간다”며 “업자들은 장부에 다 써놓는다. 언젠가 수사기관에 넘기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처음엔 친구, 친척, 동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며 “절대 거기에 넘어가지 말고, 아예 업자는 만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성남시장 시절 면담 장면을 CCTV로 촬영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억울한 누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자기 방어였고, 실제로 그 이후 업자 면담 신청이 줄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분 손에 들린 펜 하나, 결재 하나가 세상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파초선 같은 것”이라며 “그 권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삶이 바뀔 수 있음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