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항공사들이 다음 달 항공권 유류할증료를 최대 80% 가량 인상하면서 여름 성수기 여행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항공업계 역시 여행 심리 위축 우려에 긴장을 나타내고 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대한항공 국제선 유류할증료(편도)는 단거리 1만2600원, 장거리 9만24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이달 대비 각각 5600원, 3만5000원 오르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8월 유류할증료가 거리별 1만3700원에서 7만3900원까지 책정되는 등 이달 대비 각각 5500원, 2만5800원 오른다.
저비용항공사도 유류할증료를 인상한다. 진에어는 이달 8295원~2만737원이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다음달 1만1060원~2만9032원으로 인상하고, 티웨이항공은 이달 5500원~3만9800원이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다음 달 9600원~6만2900원으로 인상한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나 해운사가 유가 변동에 따른 추가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장거리 국제선을 주력으로 하는 항공사는 항공유 비용이 전체 운영비의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유가는 지난 6월16일부터 7월15일까지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 항공유 평균가다. 이 기간 유가는 배럴당 평균 87.32달러로, 5~6월 같은 기간 대비 10.2% 올랐다. 이는 지난달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영향 등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로 불리는 8월 국내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가 일제히 인상되면서, 여름휴가를 계획한 소비자들의 항공료 부담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최근 비행기표를 예매한 20대 승객 A씨는 “중동정세에 따라 항공료가 자연스럽게 오르는 현상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부담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 부담이 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수기 항공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가운데, 소비자의 여행 심리 위축 우려 가능성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면서 항공권 총액도 함께 올라 승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의 여행 심리가 위축될 경우 항공사 역시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간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 내 헷지(hedge, 방지책) 시행과 시장 상황 및 유가 수준을 고려한 적합한 헷지 상품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며 “유가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시장 위험관리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