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노바메이트’ 흥행 힘 받는 SK바이오팜…CNS 파이프라인 확대 속도

‘세노바메이트’ 흥행 힘 받는 SK바이오팜…CNS 파이프라인 확대 속도

美 세노바메이트 분기 매출 1억달러 돌파
전신발작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연내 확보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 본격화

기사승인 2025-08-13 11:00:08
쿠키뉴스 자료사진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성장 모멘텀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의 흥행을 발판 삼아 중추신경계(CNS) 분야 파이프라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인공지능(AI) 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과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13일 바이오 업계와 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6% 성장한 6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1.6% 늘어난 1763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견인했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46.5% 성장한 매출 1541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분기 매출 1억달러(한화 약 1380억원)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분기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월평균 신규 환자 처방 수(NBRx)는 지난 1분기에 월간 1600건을 넘어선 이후 2분기에 약 1800건 수준으로 올라섰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치료의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받는 국산 신약이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에 과도한 전류가 흘러 반복적으로 신체 경련발작이 발생하는 뇌질환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약물을 투여해도 경련발작이 재발하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 효과를 보여 현존하는 뇌전증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상 3상 시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를 복용한 환자 28%는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발작 소실을 보였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들의 완전발작 소실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대와 연령대 확장을 통해 시장을 넓혀갈 방침이다. 연내 전신발작에 대한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확보할 계획이다. 1차 치료 근거 확보를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뇌전증이 새로 진단되거나 재발성 부분발작이 있는 성인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세노바메이트 단독요법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는 오는 2027년 7월 종료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SK바이오팜 제공

경쟁 약물인 벨기에 제약사 UCB의 3세대 뇌전증 치료제 ‘브리비액트’(브리바라세탐)가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세노바메이트는 더 주목받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를 이을 후속 파이프라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노바메이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CNS 계열 약물이 후속주자로 유력하며,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려면 주요 품목과 후속 제품의 매출이 7대3 또는 8대2가 이상적”이라며 “후속 물질은 뇌전증과 연관된 게 좋다. CNS, 항암, 신규 모달리티 등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입 방식으로 인수합병(M&A)과 기술 도입 등이 거론된다.

SK바이오팜은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위탁생산(CMO) 기업을 확보해 세노바메이트 생산에 나선다. 현재 회사는 국내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한 뒤 캐나다 CMO 기업에서 완제의약품으로 만들어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남미 제약사 유로파마와 미국 내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AI 기반 뇌전증 관리 솔루션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 초기 세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치료 기술 기반의 파이프라인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방사성의약품(RPT) 분야에서 연내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SKL355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준비하고, 핵심 방사성 원료의 글로벌 공급망을 이미 확보한 상태”라며 “표적단백질분해(TPD) 분야에선 미국 현지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중심으로 치료제가 없던 혁신 신약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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