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3시26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구아르디아 공항을 이륙해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으로 향하던 US항공 소속 1549편은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해 양쪽 엔진이 모두 멈추고 말았다. 비상착륙을 할 수 있는 뉴저지 테터보로 공항으로 가려면 엔진이 꺼진 상태로 인구밀집 지역을 통과해야 하는게 문제였다. 1만9000시간의 비행 경력을 지닌 베테랑 조종사 체슬리 슐렌버거 3세(57)는 다른 선택을 했다. 도심 통과 대신 고난도의 수중착륙을 감행키로 한 것이다.
4분 뒤 여객기는 강 양편 고층빌딩에서 놀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맨해튼 48번가 부근 허드슨강에 떨어졌다. 굉음과 함께 거대한 물보라가 튀었지만 NYT가 ‘마치 활주로에 착륙하듯 기술적인 하강’이라고 묘사했을만큼 안전한 추락이었다. 이어 해안경비대는 물에 잠긴 비행기 문을 열고 승객들을 배로 옮겨태웠다. 일부 승객들이 날개 위에서 영하 7도의 혹한을 견뎌야 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참사를 막아낸 조종사는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조종사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그는 마지막까지 비행기 안을 두번이나 확인했다”고 칭찬했다.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슐렌버거 3세는 미 항공조종사협회(ALPA) 항공 안전분야 의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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