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군포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2006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인 또는 납치-성폭행-살해-암매장이라는 잔인한 수법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했다. 피해자의 스타킹이나 자신의 넥타이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뒤 흙을 파지 않고 경사진 곳에 시신을 눕혀 흙을 덮는 방식도 동일했다.
강씨의 자백으로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은 그의 치밀한 막가파식 범죄로 결론나 충격과 함께 경찰의 초등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됐다. 주목할 대목은 수원 당수동에 있는 강씨가 운영하는 축사가 이번 사건의 아지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축사가 범행 아지트 역할=강씨 축사가 있는 수원시 당수동은 수원의 서쪽 외곽지역이면서 4개 시가 만나는 시 경계지역으로 연쇄 실종사건 현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만 보면 광범위해 보이지만 7명의 실종지점이나 암매장지점이 모두 강씨 축사에서 7㎞ 이내 거리에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지역은 직장인들이 출퇴근하는 같은 생활권이지만 각각 자치단체
중심에서 보면 외곽에 지나지 않아 주택가가 형성되지 않은 황량한 개발 소외지역인데다 방범초소나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방범 사각지대이기도 하다.
강씨는 2007년 1월 6일 노래방 도우미 김모(당시 37세) 씨를 안양시 안양동에서 납치, 살해하고 바로 다음날 수원시 금곡동에서 여대생(당시 20세)씨를 납치, 살해하기도 했다.
당수동 축사와 김씨가 실종된 수인산업도로(국도 42호선)와의 직선거리는 1.5㎞에 불과하고 농로를 따라 차량으로 이동하면 3㎞ 안팎이다.
김씨의 시신이 발견된 안산시 성포동 야산도 8㎞ 정도로, 수인산업도로와 연결되는 국도 39호선을 타면 10∼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2007년 1월 7일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가 실종된 수원시 금곡동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도 강씨 축사에서 1.5㎞ 정도로 가깝다. 또 2006년 12월 실종된 노래방도우미 박모(37)씨가 2007년 5월 시신으로 발견된 안산시 사사동 야산 역시 강씨 축사에서 2㎞가 채 되지 않는 지척이다.
박씨를 비롯해 실종 여성 3명의 휴대전화가 꺼진 것으로 확인된 화성시 비봉IC주변도 강씨 축사와 6.5㎞ 거리에 있다. 강씨는 당수동 축사를 2006년 봄 임대해 형과 함께 소 20여 마리, 돼지 10여 마리를 키웠으며 축사를 임대하던 해 겨울부터 부녀자 납치, 살해가 시작됐다.
△인적 드문 겨울철 범행=강씨가 부녀자 7명을 연쇄 납치 살해한 시기는 주부 김모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겨울철(12월∼1월)로, 가뜩이나 인적이 드문 도시 외곽에서 목격자가 없어 범행을 저지르기에 적절한 때였을 것으로 짐작하게 한다. 강씨는 노래방 도우미 배씨와 박씨는 2006년 12월 중하순경에 유인해 숨지게 했으며, 회사원 박씨와 노래방 도우미 김씨, 여대생 연씨는 한겨울인 2007년 1월 초 불과 4일 만에 모두 숨지게 하는 잔인함을 보였다. 겨울철에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쉽게 다른 사람을 따르고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해 이 점을 노렸다는 것이 수사전문가의 분석이다. 실제로 강씨의 범행 대상 가운데 노래방 도우미를 제외한 여성들은 모두 혼자서 버스를 기다리다 납치되거나 유인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의 용이성 등을 감안한 치밀한 수법이라고 경찰관계자들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강씨 검거직후 당수동 축사를 주목하고 정밀감식을 벌여 김 씨의 것과 동일한 유전자가 검출된 점퍼를 비롯해 다른 옷가지와
곡괭이,삽, 신발 등을 발견하고 정밀감식을 의뢰한 것이 해결의 단서였다”며 “연쇄살인은 강이 치밀하게 계획해 완전범죄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씨의 이같은 살인행각도 결국 30일 축사에 있던 리베로트럭에서 압수한 점퍼의 소매에 얼룩으로 남아있던 혈흔의 유전자가 피해자의 것으로 밝혀져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군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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