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녹내장학회는 ‘제2회 세계 녹내장의 날’을 맞아 2007년말에서 2008년 초까지 충북 금산군 남일면 일대 40세 이상 성인 약 1500명을 대상으로 녹내장 유병율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조사 결과, 녹내장 유병율은 3.66%로 조사됐는데, 유병율은 40대 1.2%에서 60대(4.2%), 80대(10%)로 연령대가 증가함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녹내장 환자의 66.3%가 ‘정상안압 녹내장’(안압이 정상인 녹내장)으로 나타나, 한국인에게서 정상 안압 녹내장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의 경우, 정상안압 녹내장의 유병율은 평균 40∼50%이다.
녹내장은 보통 안압 상승에 따라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정상 안압 녹내장은 보통 안압이 정상 범위에서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 초기에는 시야가 좁아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느끼게 되나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게다가 정상 안압 녹내장은 안압 측정만으로는 검진이 어려울 뿐 아니라 병의 진행이 서서히 일어나 말기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녹내장은 초기에 진단하여 평생 동안 적절히 치료한다면 실명의 위험이 매우 낮아진다. 따라서 40대 이후 매년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며 가족력이 있을 경우 좀 더 일찍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한국녹내장학회 문정일 회장은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실명의 원인으로 고령화에 따라 매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라면서 “금번 연구결과 국내 정상 안압 녹내장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정기적인 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녹내장은 돌이킬 수 없는 시력상실의 원인 2위로 세계적으로 7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으로 고통 받고 있고, 70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게다가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한 인구의 고령화로 노인성 질병인 녹내장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또한 최근 근시가 심할수록 녹내장이 잘 걸린다는 보고가 증가하고 있으며, 불안장애나 우울증의 환자에게서 녹내장 빈도가 증가한다고 하여 녹내장 유병율은 점점 증가될 추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