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경찰서는 20일 성인오락실에 들어가 품을 빼앗은 혐의로 인천 삼산경찰서 부흥지구대 소속 김모(40) 찰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사는 지난 17일 새벽 2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성인오락실에 근무복을 입은 채 들어가 “단속나왔다”며 1층 화장실에서 환전상 김모(39)씨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수건걸이에 걸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김 경사는 이어 김씨로부터 현금 260만원이 들어 있는 손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김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부터 출입한 게임장에서 90만원을 잃었는데 해당 게임장에 단속을 빙자해 갔다가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범행 당일 근무시간이 되자 동료 경찰관에게 “배가 고프니 김밥을 사오겠다”고 말한 뒤 근무복을 입은채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피해업소를 찾아갔다.
김 경사는 범행을 저지른 뒤 근무지로 돌아와 태연하게 일을 했다. 경찰은 김 경사가 다른 사람의 보증을 섰다가 1억2000만원 가량의 빚을 졌다고 진술함에 따라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흥업소와의 유착 의혹을 받은 소속 경찰 6명에 대해 파면과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강남경찰서는 “19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안마시술소 업주와의 유착의혹을 받아온 소속 직원 3명을 파면하고 3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파면 조치를 받은 경찰은 안마시술소 업주에게 2년 동안 매월 수십만원씩 받아 왔으며 해임된 경찰들도 업주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징계를 받은 이들은 대부분 경력 20년 이상 베테랑 경찰들로 알려졌다.
강남서 관계자는 “경찰 6명이 한꺼번에 배제조치(파면·해임)를 당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부정부패를 정화하려는 경찰의 의지 표명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정영호 강남서장은 최근 잇따라 쇄신 토론회를 열고 “개인비리 직원은 모두 배제조치하겠다”며 중징계를 예고했었다.
하지만 경찰 지휘부의 쇄신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남서 소속 안모 경사는 “파면 당한 사람은 밤낮 없이 일한 사람”이라며 “그 사람의 책임보다는 지휘의 책임이 더 크다”고 반발했다. 다른 경찰관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사회에 얼마나 큰 이슈가 되느냐에 따라 징계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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