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지난달 27일 프로농구팀 워싱턴 위저즈와 시카고 불스간 맞대결이 펼쳐진 워싱턴 버라이존센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예고도 없이 경기장에 나타나자 관중석에서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VIP용 박스석 대신 코트 옆 좌석에 앉은 그는 맥주까지 한잔 곁들이며 자신의 출신지인 시카고 불스를 응원했다. 지난달초 ‘앨빈 에일리 아메리칸 댄스 시어터’ 공연에는 아예 오바마 가족이 총출동했다. 레스토랑 외식은? 셀 수도 없다. ‘바비 반스 스테이크 하우스’ ‘벤스 칠리 보울’ 등 워싱턴 레스토랑들은 ‘고객 오바마’ 이야기로 들썩인다.
새 대통령이 이사한 지 두달여. 요즘 워싱턴 주민들 사이에선 이런 질문이 유행이다. “오바마 부부 아직도 못 만났어요?” 레스토랑과 공연장, 스포츠센터, 학부모 모임, 보건소까지 수시로 나타나 “도시 곳곳에 신출귀몰한다(popping up all over this city·뉴욕타임스)”라는 평을 듣는 오바마의 워싱턴 사교생활이 정가의 화제로 떠올랐다.
우선 대도시 문화를 즐기는 ‘시티 피플’ 오바마 부부의 개인적 취향인지, 인기를 노린 정치적 계산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확실한 건 사교적 커플로 유명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놀랄, 폭넓은 사교 행보라는 점. 디디 마이어스 전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의 일상적 모습이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한다”며 정치 자산이라고 평했다. 반면 정치 도박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브래들리 블레이크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보좌관은 “요즘 같은 위기에 ‘대통령이 다른 할 일은 없는 걸까’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농구장에서 오바마를 만난 기업변호사 조 클락은 “대통령이 악수를 할만큼 가까이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즐거워했고, 무료 급식소 ‘미리암스 키친’에서 미셸을 만난 홈리스 빌 리처드슨은 “그녀를 보자마자 ‘엄마, 내가 방금 누굴 만났는지 상상도 못할 걸’이라는 말이 하고 싶었다”며 놀라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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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