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니스타 퍼스트레이디인 미국의 미셸 오바마와 프랑스의 카를라 브루니가 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드디어 조우했다. 세기의 패션 대결을 기대한 각국 언론들은 둘의 의상을 꼼꼼히 분석하며 성적 매기기에 열을 올렸다. 앞서 2일 영국 런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브루니가 불참하면서 둘의 만남은 무산됐는데 일각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나눠갖기 싫은 브루니의 의도적 회피’라는 루머가 돌았다.
이날 미셸은 태국 출신 미국 디자이너 타쿤 파니치갈의 작품인 자줏빛 원피스에 핑크색 꽃문양의 검은 코트로 멋을 냈다. 역시 원피스에 코트였지만 브루니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목 부위를 리본으로 묶는 ‘푸시 보’ 스타일의 회색 코트와 단정한 진회색 원피스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브랜드는 역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프랑스의 디오르였다.
성적표는 엇갈렸지만 미셸의 판정승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특히 수위를 넘지 않은 파격과 슈퍼모델 출신 브루니 옆에서도 밀리지 않는 당당한 태도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 반면 브루니는 지나치게 보수적 선택에, 기존 브루니 스타일을 반복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슈퍼모델 옆자리를 달가워할 여성은 많지 않겠지만 미셸의 화려한 의상은 브루니를 지루해보이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가디언도 “브루니 패션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것이었다. 적절했지만 다소 새침해보였다”며 미셸의 손을 들어줬다. 체코 프라하로 떠나기에 앞서 미셸은 가수활동을 계속하는 브루니에게 미국산 깁슨 어쿠스틱 기타를 선물했다.
이날 회담장에서는 브루니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어색한 조우도 화젯거리였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의례적 볼키스로 미셸을 환영하는 사이, 오바마는 키스를 하려는 브루니를 피해 악수만 나눴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들은 “브루니가 몸을 기울이다 오바마가 멈칫하자 뒷걸음질쳤다”며 어색했던 순간을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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